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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기쁨이 비극으로…우키시마 피해자 원혼 이제는 달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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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기쁨이 비극으로…우키시마 피해자 원혼 이제는 달랠까

해방 일주일 뒤인 1945년 8월 22일. 일본 내 강제 징용 조선인 수천명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설렘을 안고 부산행 ‘우키시마호’에 올랐다. 기쁨도 잠시 이틀 뒤인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을 앞두고 우키시마호는 원인 모를 폭발과 함께 바다로 가라앉았다. 그렇게 누구인지도, 몇 명인지도 모를 조선인들은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그리고 올 9월 일본은 79년 만에 우키시마호 명단 일부를 한국에 건넸다. 그간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일본 언론인의 정보 공개 요청이 받아들여지며 명부의 존재가 드러났고 어쩔 수 없이 제공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토대로 진상 규명과 피해자 구제에 나선다는 계획인데,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45년 8월, 해방의 기쁨이 비극으로

우키시마호는 일본 해군의 수송선으로 일본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떠나 부산으로 향했다. 일본 정부는 우키시마호 승선자가 3735명, 한국인 희생자는 524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생존자 가운데 실제 승선 한국인이 7000명을 웃돈다는 얘기부터 1만명 이상 탑승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침몰 원인을 두고도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다고 밝힌 반면 생존자들은 일본의 계획 범죄라고 주장한다. 우키시마호가 부산에 도착하면 한국인들이 일제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릴 것이라는 우려에 애초부터 부산으로 갈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키시마호는 승선자가 누군지, 왜 침몰했는지라는 두 가지 큰 물음표를 안고 79년 전 바다로 가라앉았다.

해방의 기쁨이 비극으로…우키시마 피해자 원혼 이제는 달랠까
일본 해군이 작성한 우키시마호 명부 중 일부 표지. 이 명부는 탑승하기 전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사진 제공=외교부

◇17년 만에 명부 제공 “피해자 구제”

우키시마호 피해자들은 지속해서 일본 정부에 승선자 명부를 내놓으라고 주장했지만 일본 정부는 “배와 함께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5월 일본 언론인의 정보공개 요청으로 일본 정부가 관련 문서 75건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하기 어려워진 일본 정부는 지난 5일 한국에 문서 19건을 제공했다.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의 진상 규명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이번 19건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로부터 명부를 받은 행정안전부는 승선자 명부를 분석해 지금까지 우키시마호 승선자로 추정되지만 증거가 없어 보상을 받지 못한 유족을 구제할 방침이다. 과거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를 통한 위로금 지급 당시 우키시마호 승선 피해자는 자료가 없어 인정 받지 못했다. 행안부는 오는 26일 유족 설명회를 열고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는 한편 유족 의견도 청취한다.

해방의 기쁨이 비극으로…우키시마 피해자 원혼 이제는 달랠까

◇“일본 사과와 보상, 진상 규명 이뤄져야”

정부는 일본의 이번 명부 제공에 개선된 한일 관계도 한몫 했다고 평가했지만, 일본 내 정보 공개라는 강제 조치가 없었다면 일본은 계속해서 명부의 존재 자체를 숨겼을 거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어쩔 수 없이 일본이 79년 만에 늑장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키시마 명부 제공은 궁극적으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 확실한 진상규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은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하며 한국에 약속한 추모식과 기념관 건립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관동대지진이나 군함도, 우토로 마을 비행장 등 수많은 조선인 희생을 나은 사건들의 진상이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본 정부의 태도나 이를 대하는 한국 정부의 대처를 고려할 때 이들 사건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우키시마호 비극이 일어난 지 79년, 모두에게 희미해지기 충분한 시간이다. 또 한국과 일본 정부 당국자들에게는 피해자 구제 외에도 무수히 많은 고려 사항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제 노역에서 간신히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승선자의 마음을, 희생자들이 시커먼 바닷물 속에 잠기며 떠올렸을 가족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본다면 양국 정부가 무엇을 할 지 정답은 명확해 보인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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