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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자유롭게 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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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의 푸르메소셜팜 안에 자리한 베이커리 카페 ‘무이숲’이 지난달 오픈 2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년 새 무이숲은 발달장애 직원들의 자부심이자 여주 인근에 거주하는 장애 청년들의 꿈의 직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름의 경계가 없다(무이․無異)’는 이름에 담긴 뜻 그대로 다양한 사람이 찾아와 어울리는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지요. 무장애환경(배리어프리․Barrier-free)으로 꾸며진 내부 덕분에 나이나 장애 유무 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이용합니다. 무이숲의 시작부터 함께하며 이곳에서 미래를 일구고 있는 원유림(26)․장정규(24) 직원에게 일과 삶, 꿈에 대해 물었습니다.

▲ 베이커리 카페 ‘무이숲’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는 장정규(왼쪽)․원유림 씨. ⓒ푸르메재단

“내 집 마련으로 독립 꿈꿔요”

원유림 씨는 자타공인 무이숲 베이커리부의 에이스입니다. 일도 빠르게 배우고 손도 빠릅니다.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 4시간 동안 10여 종의 빵을 만듭니다. “제일 먼저 샌드위치부터 만들어요. 그 후 소금빵, 커피번, 토마토 포카치아 등을 만들고, 틈틈이 피자빵 만드는 동료들 일을 도와줘요.”

가장 재미있는 일은 샌드위치 만들기입니다. “아침에 손님들이 든든하게 먹어야 하니까 열심히 만들어요. 재료를 쌓는 게 재밌어요.”

▲ 무이숲 베이커리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원유림 씨. ⓒ푸르메재단

물론 힘든 일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가득 채워진 통을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의 카페로 올리는 일입니다. 이 통이 꽤 무겁거든요. 반전은 이 일이 원래 유림 씨 업무가 아니라는 것. “카페부에서 일하는 다희 언니를 도와주는 거예요. 너무 무겁잖아요.” 바쁜 와중에도 자기보다 몸집이 작고 힘이 약한 동료를 도와주는 유림 씨의 마음이 참 예쁩니다.

하지만 착하고 예쁜 모습 뒤에 조금 무서운 면도 있습니다. 최근 베이커리부 총괄 부장이 휴가를 간 사이, 유림 씨가 조금 느슨해진 베이커리부 업무 분위기를 바짝 잡았습니다. “부장님이 없으면 제가 동료들한테 잔소리해요. 일 똑바로 하라고요.” 3년 차 선배 직장인다운 모습입니다.

유림 씨는 무이숲 입사 전 주민센터의 코로나 선별진료소와 장애인복지관 내 카페에서 일했습니다. “그때는 지루하고 재미없었어요. 무이숲은 동료들이랑 같이 일하니까 재밌어요.”

▲ 원유림 씨는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 4시간 동안 10여 종의 빵을 만든다. ⓒ푸르메재단

월급 대부분은 적금을 붓고 얼마 안 되는 용돈은 거의 가족, 특히 조카들의 선물로 나갑니다. “엄마 생신 때 꽃다발을 사드렸더니 고맙다며 우시더라고요.”

유림 씨에게 자립은 ‘오랜 꿈’입니다. “집이랑 차를 사서 독립하고 싶어요. 조카들이 매일 집에 오는 게 좋기도 한데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아빠는 조금 더 기다려 보래요.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요.”

그 꿈에 다가서기 위해 유림 씨는 더 열심히 일하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싶습니다. “손님이 많아져서 무이숲이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서른 살 넘어서까지 오래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제힘으로 돈 버는 게 즐거워요”

2021년 푸르메소셜팜에 입사한 장정규 씨는 2022년 무이숲이 문을 열면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푸르메와 3년을 함께한 소중한 직원이지요. 농사는 처음이라 입사 당시에는 겁부터 났답니다. 하지만 이제는 동료들과 어울려 일하는 게 너무 좋습니다. “가장 즐거울 때는 퇴근하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셔틀 차량이 출발하기 전까지의 시간이에요. 동료들이 다 모여서 대화하며 어울리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쉴 때뿐만 아니라 일할 때도 즐거워요.”

▲ 3년 전 푸르메소셜팜에 입사한 장정규 씨는 무이숲이 문을 열면서 자리를 옮겼다. ⓒ푸르메재단

카페부에서 일하는 정규 씨의 업무는 다양합니다. 음료를 만들고, 손님들이 반납한 쟁반 정리와 테이블 닦기, 설거지도 합니다. 가장 자신 있는 음료는 ‘사과당근주스’랍니다. 물론 무이숲 시그니처인 ‘토마토주스’도 능숙하게 만들고요. “일하는 건 다 즐겁지만, 음료 만드는 게 제일 재밌어요.”

▲ 무이숲 시그니처 메뉴인 토마토주스를 만드는 장정규 씨. ⓒ푸르메재단

정규 씨는 월급을 직접 관리합니다.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를 자신의 용돈으로 쓰는데, 종종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기도 한답니다. “돈을 번다는 게 너무 즐거워요. 자유롭게 돈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모아서 집이나 차를 살 수도 있으니까요.”

정규 씨에게 자립은 ‘자유’입니다. “혼자 살고 싶어요. 더 자유롭게 놀고 싶고, 연애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나중에는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싶어요.”

당장 하고 싶은 건 수학여행으로 갔었던 부산을 친구들과 다시 한번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때를 위해 오늘도 정규 씨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위 글은 비영리공익재단이자 장애인 지원 전문단체인 ‘푸르메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가기 : http://purm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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