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진의 신상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 명단’의 업데이트 버전이 공개돼 ‘의사 블랙리스트’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번에는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은 없지만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펠로),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 복귀를 독려한 의사 등의 신상이 담겨 있다.
15일 정보 기록소(아카이브) 형식의 한 인터넷 공간에 올라온 ‘감사한 의사 명단’의 새 버전을 보면,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 등 일부의 신상이 삭제됐지만, 기존에 공개했던 의사와 의대생의 명단과 신상 정보는 대부분 남아있다.
작성자는 “응급실 명단이 언론에 좋지 않게 소개되는 것을 보았다.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려 사과드린다. 응급실 명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쌓인 제보는 아직 반영을 안 했다. 보안강화를 위해 앞으로는 토요일 저녁 고정이 아니라 금요일 밤~일요일 아침 사이의 랜덤한 시간에 업데이트 된다”며 앞으로도 계속 명단을 업데이트할 것을 예고했다.
최근 검찰이 복귀 전공의 명단을 작성한 의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억울하게 아카이브 운영 혐의를 뒤집어쓰고 구속영장 청구된 선생님이 계셔서 누명을 풀어드리기 위해 브이(v)6.3을 예정보다 일찍 출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공개된 ‘감사한 의사 명단’에는 ‘응급실 부역’ 항목에 병원별 응급실 근무 인원과 일부 근무 의사의 명단이 올라와 있었다. 작성자는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명단이 담긴 누리집 주소를 알렸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김태훈)는 ‘감사한 의사 명단’이라는 이름으로 의료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신상을 담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사 ㄱ씨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ㄱ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겨레 허윤희 기자 /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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