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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가 항문으로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일본 대학이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이그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일본은 18년 연속 수상의 기록을 이어갔다.
아사히 신문은 12일 미국 과학 잡지가 주최한 ‘2024년 이그 노벨상’ 수상자를 보도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실었다. 이그 노벨상은 사람들을 웃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에 수여되는 상이다.
생리학상은 도쿄의과치과대학과 오사카대학 연구팀의 다케베 다카노리 교수(재생의학) 등이 수상했다. 이들은 포유류가 항문을 통해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의 힌트가 된 것은 민물고기인 미꾸라지였다. 당시 연구팀은 호흡부전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양한 생물의 호흡 방식을 조사하고 있었다.
미꾸라지는 물속에서는 일반적인 어류와 같이 아가미 호흡을 하지만, 수면 위에서는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장을 통해 산소를 흡수한 뒤 남은 기포를 항문으로 배출하는 ‘장 호흡’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혹시 포유류도 같은 방식으로 장에서 호흡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나고야대학의 요시카와 토요후미 교수(호흡기외과학)는 “수술 등을 하지 않고 장을 호흡에 사용하려면 항문이 자연스러운 경로였다”고 설명했다.
실험에서 저산소 환경에 있는 쥐의 항문에 산소 가스를 주입하자 호흡부전이 개선되고 생존율도 크게 상승했다. 포유류도 장을 통해 산소를 흡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인체 적용을 위해 산소 가스나 다량의 산소가 용해된 액체를 항문에서 직장으로 주입하는 방법을 개발해 ‘장 환기법(EVA법)’이라고 명명했다. 저산소 환경의 쥐와 돼지에 시도한 결과 혈중 산소 농도가 높아지는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이 연구 성과가 발표된 2021년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시기였다. 중증 호흡부전 환자가 증가해 인공호흡기나 체외식 막형 인공폐(ECMO) 수요가 급증했던 때다. 장 호흡은 이러한 호흡부전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케베 교수는 수상 소감으로 “앞으로 연구를 추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 영역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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