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추석 민심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여권은 당면한 최대 악재인 ‘의료대란’을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나선 반면,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엇갈리는 전략 속에 여야의 보폭도 바빠지는 모습이다.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이번 추석 연휴는 ‘의료’와 ‘안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의료원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중앙응급의료센터를 각각 방문하면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서울의료원에서 진행된 병원 관계자와 간담회에서 “의료인 처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휴 기간에는 시장 방문 일정을 따로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열린 ‘추석맞이 팔도장터’를 찾아 민생 챙기기에 나선 바 있다. ‘바닥 민심’ 살피기가 아닌 ‘의료’와 ‘안전’ 행보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응급실 붕괴’ 우려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칫 연휴 기간 ‘응급실 대란’이 발생한다면 의료개혁의 동력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부에서 감지된다. 의정갈등에 대한 피로도가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12일 실시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서 긍정평가는 20%로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국민의힘도 정부 출범 후 최저치 지지율(28%)을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김건희 리스크’ 때리는 민주당
당장 여당 내부에서조차 “이대로 가면 망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사태 해결에 힘을 싣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관악구 상록지역아동복지종합타운에서 도시락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의제는 국민건강과 생명뿐”이라며 “전제 조건과 의제 제한은 없다”고 했다. 출범에 난항을 겪고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김건희 리스크’를 일찍이 추석 밥상 이슈로 선점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김 여사의 ‘마포대교 순찰’ 등을 ‘월권(越權)’이라고 지적한 민주당은 이를 ‘국정농단’에 비유하며 여론전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에도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본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전날(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모씨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민주당의 공세에 힘을 더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은 필연”이라며 “이제 어떤 핑계를 대도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민주당은 정부의 ‘의정갈등’ 대처를 지적하는 데도 부심이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 정부는 의료대란 책임을 현장을 떠난 전공의 책임으로 전가하더니 이제는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의 희생마저 의료대란 축소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대란을 재난으로 키우는 것은 윤 정부의 처참한 인식 때문”이라며 “의료대란을 초래하고도 문제없다고 국민을 속이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도 경질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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