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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유통, 희비 엇갈려… 깊어지는 고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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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0년간 국내 소매시장은 연평균 3.2% 성장했는데, 온라인 부문과 달리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부문이 평균 성장률을 하회하며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0년간 국내 소매시장은 연평균 3.2% 성장했는데, 온라인 부문과 달리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부문이 평균 성장률을 하회하며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 10년간 전체 소매시장이 연평균 3.2% 성장한 가운데, 온·오프라인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려 이목이 쏠린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점차 쪼그라드는 반면, 온라인은 빠른 속도로 비대해지는 모양새다.

◇ 온라인 쇼핑 ‘가파른 성장세’… 대형마트‧슈퍼마켓은 ‘침체’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2014~2023년) 소매시장 변화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소매시장은 509조원(경상금액) 규모로 10년 전 대비 33.3% 성장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코로나 기저효과로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무점포소매(12.6%)‧편의점(10.4%)이 소매시장 평균 성장률(3.2%)를 크게 웃돌며 시장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슈퍼마켓‧대형마트‧전문소매점은 시장 평균 성장률을 하회하며 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는 이를 두고 “코로나19의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무점포소매(온라인쇼핑 등)와 편의점이 강세를 보였다”면서 “대형마트는 1~2인 가구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업태별 시장점유율을 확인해보면 무점포소매가 2014년 11.8%에서 지난해 25.7%로 두 배(117.8%) 이상 늘었다. 이어 편의점(82.7%)‧면세점(24.2%)도 시장 영역이 10년 전 대비 커졌다. 그러나 대형마트(16.4%↓)‧전문소매점(27.4%↓)은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변동분을 제거해 업태별 실질적인 성장 여부를 살필 경우, 대형마트(13.5%↓)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전체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3%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온라인(16.9%)에만 증가세가 나타나고 오프라인은 3.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대형마트는 매출이 7.9% 감소하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쪼그라드는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건전성 약화 논란이 이는 등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쪼그라드는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건전성 약화 논란이 이는 등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 유통시장에 닥친 위기… 정부, 타개 방법 있나

온라인 유통업체가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과 다르게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부진을 겪는 데에는 최근 유통 환경에 찾아온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소비가 제한된 점이 소비 트렌드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유통 환경 및 소비트렌드 변화로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과거 소매시장을 주도했던 대형마트‧전문소매점 등 전통적인 채널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 등 정책 변화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통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시장으로 변화했다”며 “정부가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한 유통산업 발전 방안에 대형마트 등을 포함해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문제에 직면한 것은 오프라인 유통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급격하게 성장한 온라인 유통시장 내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속속 드러난 것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 간의 반(反)경쟁 행위뿐만 아니라 입점 업체와의 갈등 등 시장 공정화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9일 “그동안 온라인 플랫폼은 혁신과 시장에 기여해 왔다”면서 “그러나 독과점 플랫폼이 경쟁 플랫폼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거나. 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이 일부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적 논란과 함께 입점 업체 등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긴요하다”고 말하면서 입법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 시장 영향력이 압도적인 지배적 플랫폼을 사후 추정하는 방식으로 특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해서는 자사우대, 멀티호밍 제한 등에 대한 반경쟁 행위를 금지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에 언급됐던 ‘사전 지정’ 방침이 아닌 ‘사후 추정’으로 돌린 것과 관련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제2차 유통산업 미래포럼’에서 정부는 “유통이 살아야 내수가 살고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면서 온라인 유통업계 건전성 약화 외에 오프라인 유통 침체에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형마트 규제와 관련해서는 노동계의 반발이 존재한다는 점, 공정거래법 개정에도 플랫폼 일각에서 반발이 있다는 점은 정부의 과제로 남게 됐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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