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것들이 모인 지구는 완벽하다.
12일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간 민간인 재러드 아이잭먼(41)이 한국 시각 오후 7시 50분경 고도 700km에서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이번 우주 유영은 ‘폴라리스 던(Polaris Dawn·북극성 여명)’이라 불리는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4명의 민간 우주비행사는 지난 10일 우주발사체 ‘팰컨9’에 실린 드래건 캡슐에 탑승해 우주로 떠났다.
재러드 아이잭먼은 미국 신용카드 결제업체인 시프트4페이먼트를 창업한 억만장자로,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우주 유영에는 아이잭먼과 퇴역 공군 조종사 스콧 키드 포티(50)와 스페이스X의 여성 엔지니어인 세라 길리스(30), 애나 메논(38) 등 4명이 참여했다.
처음 발을 내딛은 재러드 아이잭먼의 눈에는 광활하고도 새까만 우주와 영롱하게 빛나는 푸른 지구가 펼쳐졌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 기관에 소속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이 우주유영에 나선 순간이었다.
아름다운 지구를 바라보며 아이잭먼은 “지구에서, 집에서 우리 모두 할 일이 많지만, 여기서 본 지구는 확실히 완벽한 세상처럼 보인다”며 감격에 차 소감을 남겼다. 아이잭먼과 길리스는 15-20분가량 스페이스X가 새로 개발한 우주복의 유연성 등을 테스트한 뒤 돌아왔다. 이 우주복은 진공상태에서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파퓰러 사이언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주 유영은 우주 비행사가 우주복에 연결된 산소 줄에 의존해 우주 공간으로 나서야 하므로 매우 위험한 임무로 여겨졌다. 국가기관 소속 우주 비행사들도 수년간의 훈련을 받기에, 우주 비행 경험이 전혀 없는 민간인들의 성공은 우주 관광의 범위를 우주 유영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첫 민간인 우주유영에 성공한 이들은 닷새 동안 우주 공간에서 36가지 연구와 실험을 수행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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