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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에 “권한 넘었다”는 비판 쏟아지자, 대통령실이 아랑곳하지 않고 내놓은 입장을 보면 열이 뻗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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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대통령실은 12일 정치권 안팎에서 김건희 여사의 최근 공개 행보를 두고 ‘권한을 넘어선, 민심 무시 행보’란 비판이 나오자 “여사의 행보를 정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또 “영부인으로서 소외계층을 돌보는 행보를 꾸준히 할 것이다”라고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 중 하나가 정신건강이고, 영부인의 역할은 대통령이 챙기지 못하는 곳의 목소리도 함께 듣는 것도 있다”며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비판에 반박했다.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도보 순찰하며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도보 순찰하며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도보 순찰하며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도보 순찰하며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김 여사는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시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찾아 피자·치킨 등 간식을 전달하고 구조 현장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판단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처분 권고 뒤 김 여사가 이러한 행보에 나선 것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 안에서도 “상식적으로 민심이 어떤지 대통령 내외분들이 좀 정확히 알아줬으면 좋겠다. 제발 좀 가만히 계시면 안 되나”(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민심을 무시하고 있다”(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 여사가) 국민 앞에 진솔하고 겸손하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때”(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김 여사가 현장 방문 당시 권한을 넘어 ‘통치권자’를 방불케하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 조정회의에서 “현장에서 김 여사가 ‘경청, 조치, 개선’ 같은 단어를 쓰는 모습은 마치 자신을 통치자로 여기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들과 보도를 보니 V1(대통령을 지칭)이 누구인지 분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쪽에서는 이런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듯, 김 여사가 앞으로도 비슷한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김 여사의 행보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한 것이고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온 행보”라며 “김 여사는 소외계층 지원하고 자살 예방 관련 행보를 꾸준히 해왔고 앞으로도 약자, 소외계층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를 꾸준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정성을 봐달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전주’ 손아무개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돈줄’ 역할을 하며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손씨와 김 여사의 역할이 유사한 측면이 있어, 손씨에 대한 유죄 선고는 김 여사 처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이날 선고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에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한겨레 이승준 기자 /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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