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오는 14일 발생 2주기를 맞는다. 유족 측은 “사건 이후에도 유사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신당역 사건 2주기를 사흘 앞둔 11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법률사무소 ‘진서’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가해자 전주환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2년여간 피해자에게 350여 건의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만남을 강요하고 피해자의 영상 등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는 전주환을 두 차례 고소했으며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피해자에게 한 달간 신변 보호 조치를 실시했으나 잠정 조치나 스마트워치 지급 등 추가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전주환은 2022년 신당역에서 근무하던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했다. 전주환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강요, 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피해자의 부친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처벌법이 개정되고 피해자 보호 조치가 강화됐음에도 유사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제는 예방적인 조치들이 빈틈없이 마련되고 위험한 상황에서 피해자를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작동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족 측 대리를 맡은 민고은 변호사도 “2021년 스토킹처벌법이 제정·시행됐음에도 신당역 사건처럼 스토킹 피해자를 향한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했으며, 지난해 스토킹처벌법 개정과 스토킹방지법 시행에도 여전히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추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수사·재판기관이 서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보호조치를 공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재 실질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는 기관인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뒤로는 제도적으로 해당 사건의 진행 상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검찰·법원이 가해자를 유치장에 가두는 등 잠정 조치를 내려도 경찰은 가해자가 언제 석방되는지 몰라 적정한 시기에 피해자를 보호하기 어렵다. 2021년 법원에 가해자가 접근 금지 등 잠정 조치 결정을 통보받자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관련 제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법원이 피해자 보호 조치에 일관성을 세우기 위해 사건의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찰은 2022년 피해자 안전조치를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연구해 지난해 5월부터 일선 경찰서에 배부하고 있다. 민 변호사는 “체크리스트 등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건의 위험성 판단에 대한 정확도를 높여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당역 사건 피해자의 부친은 “여러 전문가분들과 많은 시민분들이 뜻을 모아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주시길 바란다’며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안전하고 평안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결국 직접 나선 뉴진스, 하이브와 방시혁에 “제발 더는 방해하지마”
- “개돼지들, 응급실 돌다 죽어도 감흥 없다”…의대생들 패륜 발언, 정부 수사 의뢰
- 하나라도 잘못되면 0원, ‘자발적 초과노동’이 설계돼 있었다
- 김동연, 尹대통령 직격 “과연 헌법을 수호할 자격이 있나?
- 고민정 “뉴스에 계속 나오는 김건희, 대통령실이 정무적 감각이 있는건…”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