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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영혼의 피난처’…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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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영혼의 피난처’…어렵지 않아요”
지난달 서울 마포구 작업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하나 작가가 고전 읽기의 재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고전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감각만 남아도 그 자체로 충분한 독서 경험입니다.”

팟캐스트 ‘책읽아웃’과 에세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말하기를 말하기’ 등으로 MZ세대 사이에 ‘텍스트힙’ 현상의 원조가 된 김하나 작가가 고전은 재미없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나섰다. 6월 출간한 고전 읽기 가이드 ‘금빛 종소리(민음사 펴냄)’를 통해서다. 고전 감상법을 나누는 이 책은 출간 한 달 만에 4쇄(1만 1000여 부)를 찍고 벌써 후속편인 ‘금빛 종소리2’ 출간 계약도 마쳤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작업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 작가는 “여행을 떠났을 때 여행자들이 도시에서 저마다 다른 무언가를 얻어오는 것처럼 고전 읽기도 꼭 작가가 의도한 것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얻어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고전의 시대적·공간적 벽을 뚫는 방법으로 ‘감각 열기’를 제시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생각해보세요. 황무지와 바람에 흔들리는 으스스한 저택이 있는 풍경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잖아요.”

김 작가는 고전 읽기를 생각하면 여름방학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국어 교사였던 담임선생님이 까무룩 잠이 들더라도 고전을 읽어보라고 방학 숙제를 내준 것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고전 선정을 위해 작가가 살았던 시대, 성별, 문화적 배경 등 다양성을 기준으로 작품들을 골랐다. 그중에서도 그의 애정이 담뿍 담긴 작가는 ‘순수의 시대’를 쓴 이디스 워튼(1862~1937년)이다. 미국 뉴욕의 명망가인 존스 가문에서 태어난 작가는 당시 상류층에서는 경멸의 대상이던 ‘소설 쓰기’로 스스로 경제력을 갖추고 여성의 공적 글쓰기에 대해 남다른 문제의식을 가졌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워튼 작가의 중요성이 저평가됐지만 앞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고전은 ‘영혼의 피난처’…어렵지 않아요”
김하나 작가. 성형주 기자

사실 김 작가는 연세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문학 관련 일을 한 적은 없다. 책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기 전 카피라이터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의 표현에 따르면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팔아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영혼의 위기’가 오는 순간이 있었고 그때 도피처로 찾은 게 고전이었다. 처음 민음사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나에게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에 고민이 컸다. 문학박사도 아니고 고전 전문가도 아니라는 점에서였다. 고민하던 그에게 동거인이자 친한 친구인 황선우 작가가 “네가 맡지 않으면 50대 남성 평론가가 그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조언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김 작가는 “여성들이 특히 자격이나 역량에 대해 생각하기 쉬운데 기회가 왔다는 것 자체가 곧 자격이 있다는 의미”라며 “기회가 온다면 도전해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독자들이 어린 시절 의무적으로 고전을 읽다가 성인이 돼서는 한번 읽은 책을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다. 김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만 봐도 마흔 넘어서 읽으면 다시 깨닫는 게 있다”며 “고전의 경우 그 나이대에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장시간 비행을 하거나 몰입의 시간이 생길 때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꼽았다.

책을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너무 경직되거나 무거운 마음을 가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에게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게 너무 젠체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취향을 내세우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왠지 높은 기준이 필요할 것 같아 좀처럼 이야기를 못했지만 책을 사랑한다는 것을 내뱉었을 때 상쾌했다”며 “금종단(금빛 종소리 독서단) 분들도 마음껏 즐기기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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