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시민단체가 금강 하류 수상레저시설 인근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치의 68배에 달하는 녹조 독성 물질이 확인됐다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댐 추가 건설 중단과 물 정책 정상화를 촉구했다.
환경 시민단체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과 더불어민주당 박해철·강준현·박수현·박정현 국회의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월 26일 금강 논산 강경포구(강경수상레저 주변), 대청호 문의취수장, 세종보 상류 등 3개 지점에서 채수한 녹조 조사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부경대학교 이승준 교수가 맡아 측정했다.
측정 결과, 수상레저시설이 들어선 논산 강경포구의 물 1밀리리터(ml)당 남세균(녹조) 세포 수는 296만 개(296만cell/ml)였으며, 녹조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1634피피비(ppb)였다. 마이크로시스틴은 현존하는 독성 물질 중 다이옥신 다음으로 위험한 독성 물질로, 청산가리의 6200배에 달하는 극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WHO는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24ppb일 경우 수상레저 활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해당 기준치의 68배에 달하는 독성 녹조에서 수상스키를 비롯한 각종 레저활동이 아무런 제약 없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충청 지역 식수원인 대청호 상태도 심각했다. 대청호 문의취수장에서는 남세균 세포 수가 108만cell/ml였으며,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1221ppb였다. 이는 조류경보제 대발생이 내려지는 100만cell/ml의 3배에 달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세종보 상류의 경우 남세균 세포 수는 10만cell/ml였으며,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0.48ppb였다.
시민단체와 민주당 의원들은 “대전, 세종, 충청 시민들의 식수원인 대청호 취수장 앞까지 심각한 녹조가 창궐했고, 농도 수준이 조류경보제 대발생 수준이라는 점은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며, 정부를 향해 △세종보와 공주보 재가동 계획 전면 중단, △4대강 16개 보 수문 개방 및 녹조 문제 해결, △댐 추가 건설 및 하천 준설 등의 토건사업 중단, △물 정책 정상화 등을 주문했다.
박해철 의원은 “국민의 식수원마저 녹조로부터 안전하지 않고, 극독성 물질로 가득찬 녹조곤죽에서 수상레저 활동이 벌어지는 현 상황에 대해서 환경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기본 중의 기본임을 망각하지 말고, 4대강 재자연화 등 올바른 물관리 정책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월 30일 기후 위기에 따른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비한다며 전국 14곳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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