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포함해 5일간 이어지는 올해 추석 연휴가 모두에게 반갑지는 않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나이를 불문하고 제사 등 ‘명절 노동’에 동원되는 여성에게 긴 연휴는 때로 긴 노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정체된 임금으로 신음하는 노동자에게는 은행 잔고를 약탈하는 달갑지 않은 휴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담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10일 에스케이(SK) 커뮤니케이션즈 시사 폴(POLL) 서비스 ‘네이트큐(Q)’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성인 6220명을 대상으로 ‘5일간의 긴 추석 연휴, 가장 부담되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3271명(52%)이 ‘부모님과 친인척 선물 및 용돈’을 꼽았다. 2위는 명절 음식 준비 부담(1379명, 22%), 3위는 귀성길 스트레스(678명, 10%), 4위는 친척들의 잔소리(602명, 9%)로 조사됐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녀 응답자의 답변이 미세하게 차이를 보였다. 여성 응답자의 26%는 ‘명절 음식 준비’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지목한 반면, 남성은 10%만이 같은 항목을 부담 1순위로 꼽았다. 차례 및 명절 음식을 마련하는 부담이 여성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 응답자의 46%가 ‘명절 음식 준비’를 부담 1순위로 지목한 점이 눈에 띈다. 성별·연령별로 교차분석했을 때 ‘명절 음식 준비’를 부담 1순위로 꼽은 집단은 60대 이상 여성이 유일했다.
네이트큐(Q)는 댓글로도 누리꾼의 의견을 접수했는데 ‘제사비용으로 한 끼 외식이 낫지 않나?’ ‘삼시세끼 설거지옥에 뭔 일을 그렇게 시키는지’ 등 차례 및 명절 음식 장만 부담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편, 20대가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잔소리’였다. 20대 응답자 33%가 친인척 잔소리에 가장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이 ‘선물 및 용돈’에 가장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것과 대비된다.
한겨레/최윤아 기자 / webmaster@huffingto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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