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올해 국내 대기업 여성임원 비중이 처음으로 7%를 넘어섰으나 고용 비중, 남녀 연봉 격차, 근속연수 등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0일 리더스인덱스가 위민인이노베이션(WIN)과 함께 평가한 ‘국내 기업 다양성 지수’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 지수는 올해 54.7점으로 자본시장법 개정 전인 지난 2019년 51.7점보다 3점(5.8%) 상승했다.
다양성지수는 ▲남녀고용비율 ▲근속연수 차이 ▲연봉 차이 ▲남녀임원 비중 ▲등기임원 내 남녀비중 ▲고위임원 남녀비중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매긴다.
올해부터는 업종 특성을 고려해 업종 내 우수기업 평가결과와 전년 대비 개선 우수기업을 각각 선정했다. 산업분류표의 22개 업종을 △생활용품(생활, 의류, 유통, 상사, 운송) △금융(금융지주, 은행, 보험, 증권, 카드) △소재(철강, 석유화학, 에너지, 2차전지) △기계(자동차, 조선, 기계설비) △ICT서비스(IT전기전자, IT서비스, 통신) △건설(건설 및 건자재) △공기업 △제약 등의 8개로 구분해 분류했다.
다양성지수 업종별 우수기업으로는 신세계인터내셔널, 신한지주, 영원무역, 유진기업, 크래프톤, 풍산,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미약품, 한세실업, 현대케피코 등 10개사가 선정됐다.
업종별로 보면 제약, 금융, 생활, ICT서비스 순으로 다양성 점수가 높았다. 건설, 공기업, 기계 등은 점수가 낮았다.
여성임원 비중은 2019년 3.9%에서 올해 7.3%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20년 자본시장법 통과 이전 3%대에 머물던 여성임원 비중이 법 개정 이후 올해 처음으로 7%를 돌파한 것이다. 이는 다양성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임원 중 여성 증가율은 더욱 높았다. 2019년 2.9%였던 여성 등기임원이 올해 11.3%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 등기임원 대부분 사외이사였으며, 사내이사 증가율은 미미했다.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16.4%로 10.9%포인트(p) 증가했으나 여성 사내이사 비중은 올해 3.8%로 1.8%포인트(p)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은 가산 개선이 더뎠다. 대기업들의 여성 직원 수는 2019년 34만651명으로 전체 직원(130만571명)의 26.2%였으나, 2020년 26.4%, 2021년 25.1%, 2022년 25.5%로 축소됐다. 올해는 여직원 비중이 26.2%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여성 직원 고용률은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한다. 이는 팬데믹 기간 여성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통, 생활용품 업종에서 인력을 줄인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더스인덱스는 “올해 여성 직원 비중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법 개정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여성 직원 고용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남녀 근속연수 차이와 연봉격차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개선되고 있지만, 여성의 근속연수와 연봉은 여전히 남성의 6~70%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2018년 11.3년에서 지난해 11.6년으로 증가하는 동안 여성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8.1년에서 8.7년으로 늘었다. 동 기간 격차는 3.2년에서 2.9년으로 줄었다.
평균 연봉은 남성직원이 8360만원에서 1억160만원으로 19.4% 늘었고, 여성직원은 5290만원에서 6980만원으로 27.1% 상승했다.
리더스인덱스는 “(사내이사 증가율이 크지 않은 데 대해) 법 개정 이후 대기업들이 ‘생색내기식’ 이사회 구성을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서지희 위민인이노베이션 회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 여성 임원 증가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여성 임원 후보자를 양성하기 위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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