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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구축한 터널망이 북한의 작전 청사진 ‘땅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이스라엘 싱크탱크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는 이같이 전하고, 오랫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이슬람 시아파 테러 조직 헤즈볼라가 지난 20년 동안 레바논 남부에 걸쳐 총 100마일(161km)가 넘는 터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 이스라엘 알마(Alma) 보고서 “헤즈볼라, 2006년 이후 161km 터널망 구축…북한 작전 청사진 ‘땅굴’ 기반”
헤즈볼라 지원 이란 “북한, 땅굴 굴착의 전문 권위국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납치한 팔레스타인 무정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약 300마일(483km)의 터널망을 구축한 것보다 더 정교하고, 훨씬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스라엘 북부 국경의 안보 문제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알마연구·교육센터가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헤즈볼라는 2006년 제2차 레바논 전쟁 이후 이란과 북한의 긴밀한 협력하에 터널을 뚫기 시작했으며 이란은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개발한 땅굴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알마는 설명했다.
당시 이란은 서울 북부 지역을 군사적으로 침공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질러 땅굴을 뚫은 경험이 있는 북한을 ‘땅굴 굴착의 전문 권위국가’로 여겼다고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북한의 땅굴 4개 가운데 2개는 시간당 최대 3만명의 병력과 장갑차·탱크·야포 등의 무기를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이 땅굴을 작전 청사진으로 활용했다고 알마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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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마 “헤즈볼라, 북한 조언 따라 ‘공격용’ ‘인프라’ 두가지 터널 건설…지하철형 터널 지역 구축”
알마 보고서는 헤즈볼라가 1980년대부터 관계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조언에 따라 레바논 남부에 ‘공격용 및 인프라 터널’이라는 두가지 유형의 땅굴을 건설했다고 밝혔다.
‘공격용 터널’은 북한의 땅굴과 유사한 작전용으로 사용됐으며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2018년 12월 시작된 북부 방패 작전 중 이스라엘 영토로 이어진 최소 6개의 터널을 발견했다.
알마는 일부 터널을 통해 ATV(소형 전 지형 만능차)·오토바이, 그리고 기타 소형 차량을 수송할 수 있지만, 수용할 수 있는 헤즈볼라 대원의 수는 명시하지 않았다.
알마는 “터널에는 지하 지휘 및 통제실·무기 및 보급 창고·야전 진료소, 그리고 모든 유형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 특정 지정 수직 통로(shaft)들을 갖추고 있다”며 수직 통로는 로켓·지대지 미사일·대전차 미사일·대공 미사일과 같은 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데, 숨겨져 있고 위장돼 있어 지상에서는 탐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터널은 특히 헤즈볼라의 중앙 본부가 있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시리아 국경 인근 베카(Beqaa) 계곡의 보급 기지를 레바논 남부와 연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처음 공개된 알마 보고서는 이 지역 간 터널 네트워크를 ‘헤즈볼라의 터널 지역(Land of Tunnels)’이라고 부르며 이것이 하나의 긴 터널이라기보다는 터널로 이뤄진 수송로 ‘지하철(metro)’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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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터널’은 레바논 남부 마을과 그 인근 지하 네트워크를 형성해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비해 제1·2 방어선을 구축하는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라고 알마 보고서는 설명했다.
‘인프라 터널’ 중 하나는 길이가 거의 28마일(45k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헤즈볼라가 어떻게 레바논 정부의 반대 없이 이렇게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폭스는 지적했다.
보아즈 샤피라 알마 연구원은 헤즈볼라는 레바논 인구의 약 40~50%의 지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레바논 정부·군대·경찰, 심지어 2006년 전쟁 이후 약 1만500명의 평화유지군(PKO)으로 구성된 유엔 레바논 임시군보다 자금·조직·훈련·무장 면에서 훨씬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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