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두산에너빌리티(034020)에 대해 분할합병을 통한 1.2조원 투자여력 마련은 긍정적이지만 주매청금액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합병은 취소되었지만, 동사의 분할 및 합병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증권 신고서를 금감원에 다시 제출해야 하며, 일정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분할과 합병 구조에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 0.75:0.25는 각 법인의 순자산 가치가 아닌 장부가액 기준이며, 신설법인이 보유하게 되는 두산밥캣 지분 46.1%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두산로보틱스에 합병된다.
이에 따라 주주입장에서는 향후 두산에 너빌리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2만850원으로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9월 9일 두산로보틱스 주가 6만3900원 기준으로는 14.5%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할합병을 통한 1.2조원 투자여력 마련은 긍정적이지만 주매청금액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존속법인인 두산에너빌리티는 금번 분할합병을 통해 1.2조원(두산밥캣 취득을 위해 부담했던 차입금 7200억원의 신설법인으로 이전, 두산큐벡스 및 D2O Capital 지분 100% 매각대금 4350억원 등)의 투자여력 마련을 통해 향후 한국형 대형 원전 및 SMR 수주 등을 위한 설비 및 R&D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일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허민호 연구원은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 한국 원전 및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 등을 감안 시, 가시성 높은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응당 필요한 투자”라면서도 “그러나 두산그룹의 의지만 있다면, 자산 매각대금 4350억원(장부가액 수준)등은 분할합병 없이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주식매수청구금액이 한도인 6000억원에 이른다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차입금 축소, 투자자금 마련 계획은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룹 사업구조 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할합병 딜 자체만으로도 주주의 손해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을 순자산가치 기준인 0.89:0.11 수준으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두산로보틱스로의 신설법인 매각과 합병가치 산정 시에도 두산밥캣 지분 46.1%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적용이 요구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9월 9일 두산로보틱스 주가 기준으로 주주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두산밥캣 지분의 기존 합병가치 2.34조원 대비 5.4%로 추산된다.
그러나 분할 이후 존속법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허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 주가의 고평가 논란, 최근 주식시황 변동성 확대에 따른 두산그룹 주가 불확실성 등을 감안 시, 경영권 프리미엄은 5.4%를 상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나 목표주가는 두산밥캣 실적 전망치 하향을 반영해 2만6000원으로 내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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