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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안 했던 정부들에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느냐’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의료계 (응급실) 뺑뺑이는 10년 전부터 엄청나게 있었기 때문에 이대로는 못 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은 올 7월 국회 파행으로 사실상 22대 국회에서 처음 실시됐다. 여야는 이에 최대 현안인 ‘의료 공백’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총리는 “2000년도에 의료 파업이 여섯 번이나 있었지만 응급실·중환자실은 다 의사들이 지켰다”며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최고의 의료 시스템을 만들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된다. 지금 누가 누구를 손가락질 할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응급실 근무 의사의 실명을 공개한 이른바 ‘의사 블랙리스트’ 작성·유포 혐의자에 대한 처벌 의사를 묻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한 총리는 “의료계에 다시 복귀해야겠다는 의사들을 한마디로 계속 괴롭히는 것이다. 이런 일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는 있을 수 없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사법 당국이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 당국이 이미 조사를 해서 약 30명 정도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권의 잇따른 국무위원 탄핵소추에 대해 한 총리는 “대부분 헌법과 법률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야당의 계엄 공세에도 “계엄이라는 중차대한 일을 정치적 편의성을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며 비판했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계엄령 괴담을 계속 유포하는 이유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법적 책임을 정부의 정치적 탄압으로 둔갑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사위가 취직해 월급을 받으니까 생활비를 안 줬는데 이것이 뇌물이면 300만 원짜리 디올백도 최재영 목사가 안 사줬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사줘야 하는데 그러면 윤 대통령도 뇌물죄로 조사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을 ‘돌 맞은 개구리’로 표현한 것을 언급하며 “이분은 억울한 개구리가 아니라 몰염치한 캥거루다. 이 사건은 문 대통령의 캥거루 게이트”라면서 “만약 대통령 사위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런 호사를 누렸겠느냐. 이 사건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이자 매관매직”이라고 질타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제수석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 의원과 한 총리 간 입씨름도 관심을 끌었다. 박 의원은 본인이 한 총리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추천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하자 한 총리는 “저 안 변했다”고 반박해 본회의장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 총리가 박 의원의 실력과 연륜을 띄우자 박 의원은 “그러니까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시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한 총리는 곧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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