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디지털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전담 ‘특별상임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방송·통신 분야를 놓고 갈등이 격해지면서 인공지능(AI)을 중심축으로 한 디지털 대전환기에 맞서 제도 혁신이 뒤쳐지고 있어서다. 또 전문가들은 규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산업 진흥과 균형을 이룬 디지털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9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디지털미래전략포럼 정책토론회 및 출범식’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 등 디지털 관련 법제화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법·체계를 정비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관련 기업과 산업이 보다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미래와 인공지능 전환(AX)’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디지털미래전햑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한국소프트웨어전책연구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협회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토론회 기조 발제를 맡은 김선우 성균관대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재생에너지 분야의 파괴적 혁신으로 인해 거의 모든 산업의 게임의 룰이 다시 쓰여지고 있다”라며 “’골든타임’은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다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국회가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플랫폼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도 “AI 시대의 사회적 변화가 ‘움직이는 타깃’을 맞춰야 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를 대비한 정책구상은 물론이고, 혁신의 속도와 정책 시차에 대한 조합에 대한 고려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과방위에서 관련 법들을 만들어야 하는데, 방송 이슈로 아예 논의조차 못해보고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에서 특별 상임위를 만들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분야를 별도로 만드는 것이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의견을 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이같은 의견에 적극 공감하며 더욱 속도감있게 입법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프랑스가 유럽 내 AI분야에서 1년만에 1위로 떠올랐는데, 그것은 마크롱 대통령과 정부의 역할이 막중했다”며 “AI 대전환의 시대에 주변국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고, 포럼에서 의견주신 경제적·사회적 파급력을 깊이 고민하고, 이에 맞는 정책 방향을 설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앱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손을 잡고 디지털의 B2B, 제조업 분야에서디지털전환(DX)과 AX를 선점해야 한다. 과방위 분리 논의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포럼에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어주면 거침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범한 디지털미래전략포럼은 앞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세부적인 주제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간담회와 정책토론회 등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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