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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의 첫 대선후보 TV 토론,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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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사진)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전 대통령. 사진=flickr
▲ (왼쪽 사진)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전 대통령. 사진=flickr

미국 정치의 시계는 지난 10년 넘게 멈춰있는 것처럼 보인다. 2008년에 부통령에 당선된 조 바이든은 2020년 최고령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현재 백악관에 있고, 2016년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다시 대선에 출마해서 뛰고 있다. 하지만 맨날 보던 인물들이 나온다고 해서 선거의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2016년에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을 꺾었지만, 2016년에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 나와 트럼프를 꺾었다. 그 사이에 사람들이 크게 바뀌었다기보다 여론이 바뀌고, 정치의 구도가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바이든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후 민주당의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같은 논리로 해석할 수 있다. 취임할 때만 해도 자기는 징검다리 대통령이라며 젊은 후보에게 재선을 양보할 것처럼 말했던 바이든이 임기 중에 재선에 도전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던 이유 중 하나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존재감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여론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를 지긋지긋하게 생각하면서도 바이든이 토론회에서 보여준 모습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로 다시 등장한 해리스를 크게 환영하면서 완전히 다른 구도가 만들어졌다. 그 나물에 그 밥이어도 언제 섞느냐에 따라 다른 요리가 되는 게 정치다.

정치적 야심을 갖고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과 맞붙었던 해리스가 유권자들의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는 임기 초 2021년 6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그때 앵커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고 크게 당황해서 횡설수설했던 이후로 해리스는 줄곧 인터뷰를 피했고, 이 때문에 그가 유권자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를 잘 아는 트럼프 측에서는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된 후에도 언론 인터뷰를 피하는 것에 주목하며 “해리스의 인기는 인터뷰 한 번이면 무너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 사진=flickr
▲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 사진=flickr

물론 트럼프 지지자가 아닌 한,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캘리포니아)에서 검찰총장을 하고, 연방 상원의원이 된 해리스의 자격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2021년의 인터뷰와 비슷한 실수를 할 경우 그가 회복할 시간이 없을 만큼 선거일이 코앞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해리스가 지난달 29일에 했던 대선 후보로서의 첫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의 지지자들은 “홈런”이었다며 좋아했지만, 특별히 눈에 띄거나 새로운 내용이 있었다기보다는 중립적인 유권자들이 보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할 수준의 인터뷰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게 그거였다. 정치인마다 잘하는 게 있고, 잘 못하는 게 있다. 뛰어난 연설이 오바마의 장점이라면, 반대하는 의원들과 협상을 잘 못하는 게 그의 약점이었고, 그런 오바마의 약점을 채워줄 만큼 의회 경험이 풍부했던 바이든의 약점은 형편없는 토론회 실력이었다. 그걸 아는 유권자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의 약점이 “봐 줄 수 있는” 수준이면 합격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장점이 있으니, 못하는 부분은 하한선만 넘으면 되는 것이고, 해리스는 인터뷰에서 그걸 넘었다.

여기서 잠깐, TV와 유튜브에 유명인 인터뷰가 넘쳐나는데, 그깟 인터뷰 하나가 뭘 그리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유명인을 돋보이게 하는 인터뷰와 정치인, 특히 대통령 후보의 인터뷰는 다르다. 언론사는 후보의 자질을 평가할 자료를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고, 실수가 보였을 때 시청률이 오르고 공유가 많이 되기 때문에 공격적인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진다. 후보가 대응하는 실력을 보겠다는 것이지만, 그래서 많은 정치인들이 이렇게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

해리스는 언변이 좋기로 소문난 자기의 러닝메이트 팀 월즈를 대동하는 조건으로 방송사의 인터뷰를 수락했다. 이런 인터뷰를 3자 인터뷰로 진행하는 건 미국에서는 낯선 일이라 트럼프 쪽에서는 “인터뷰가 두려워서 보호자(chaperone)와 함께 나왔느냐”고 조롱했지만, 어차피 온라인에서 조각으로 돌아다닐 영상(컷) 속에서 해리스는 혼자 답하는 모습으로 나올 것이었다. 무엇보다 해리스의 참모들이 보기에 인터뷰를 망쳤을 때 잃을 게 너무나 컸기 때문에 3자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인한 조롱 정도는 감수하기로 하고 방송사와 협상을 한 것이고,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약점은 뭘까? 바로 토론이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에 패한 데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거의 병적으로 상대방의 발언에 끼어드는 트럼프의 버릇이었다. 그의 공격적인 말투를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트럼프가 자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더 중요하게는 그런 트럼프의 모습과 대비되어 바이든이 돋보였다. 트럼프가 토론에 약한 바이든을 가뿐히 제압할 거라고 생각했다가 상황이 역전된 건 트럼프의 바로 그런 성격 때문이었다.

▲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전 대통령. 사진=flickr
▲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전 대통령. 사진=flickr

그리고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트럼프의 참모다. 애초에 바이든과 트럼프가 토론회에 합의했을 때 양측은 한 후보가 발언 중일 때 다른 후보의 마이크가 꺼지는 것에 합의했다. 바이든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습관 때문에 발언 시간을 손해 보지 않으려는 것이었지만,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트럼프의 참모들도 그걸 원했다. 트럼프가 자기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상한 모습을 또 드러내는 것을 막기 위해 참모들이 재갈을 물리는 데 합의한 것이다.

반면, 검사 출신의 해리스는 토론에 능하기 때문에 마이크가 매번 켜지고 꺼지는 것보다는 양쪽이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생생한 토론을 선호한다. 범죄자가 된 트럼프를 공격하는 데도 유리할 뿐 아니라, 트럼프의 흐트러진 모습을 또 한 번 생생하게 드러낼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리스가 후보가 되기 전에 바이든이 합의를 해놓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룰을 따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이 만나는 첫 대면 토론인 10일 대선 TV토론은 해리스가 트럼프를 어떻게 공략할지 볼 수 있는 기회다. 트럼프는 점수를 잃지 않으면 성공이고, 해리스는 자기의 강점으로 득점해야 하는 대결이다. 전국 여론에서는 해리스가 앞서고 있고,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트럼프가 여전히 유리한, 지금처럼 박빙의 상황에서는 작은 실점이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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