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0.2% 역성장했다. 앞서 발표된 성장률 속보치와 동일한 잠정치가 발표된 것이다. 속보치와 비교해 설비투자·수출·수입이 상향됐지만, 건설투자·정부소비가 하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국민이 벌어들인 실질적 소득은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분기만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실질무역손실이 확대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한은이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왔다.
실질 GDP 세부 항목을 보면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1.7%, 1.2% 감소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0.6%, 수출과 수입은 각각 1.2%, 1.6% 증가했다. 속보치와 비교해선 건설투자와 정부소비가 각각 0.7%포인트(p), 0.1%p 하향 수정됐고, 설비투자와 수출, 수입은 각각 0.9%p, 0.3%p, 0.4%p 상향 수정됐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건설업이 크게 침체한 모습이었다. 건설업은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이 모두 줄어 전기 대비 6%나 감소했다. 이는 1998년 1분기(-6.4%) 이후 최대 낙폭 기록이다. 제조업이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8% 증가했으며,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숙박·음식업, 정보통신업이 감소했지만, 운수업, 부동산업 등에서 늘어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농림어업은 4.4% 증가했다.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반영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이른바 ‘GDP 물가’로도 불린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보다 1.4% 감소했다. 실질 GNI의 감소 폭은 2021년 3분기(-1.6%) 이후 11분기 만의 최대 낙폭이었다. GNI는 전체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교역 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 손실이 11조3000억원에서 16조6000억원으로 확대되고, 국민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5조9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이로써 실질 GNI 성장률은 실질 GDP를 하회했다.
한편 2분기 총저축률은 35.2%로 전기 대비 0.1%p 올라갔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9%)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0.7%)을 상회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총투자율은 30.7%로 전기 대비 1%p 상승했으며, 국외투자율은 4.5%로 1.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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