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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서울특별시를 빼고 전방 지역인 경기도, 강원도의 방위임무를 담당하는 부대가 있다. 별칭은 ‘선봉대’로 불린다. 2019년 1월 1일 동부전선의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와 서부전선의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를 통합해 탄생한 초대형 작전사령부, 바로 ‘지상작전사령부’다.
휘하에 수도군단을 비롯해 제1군단, 제2군단, 제3군단, 제5군단, 제7기동군단 총 6개의 군단과 지역방위사단 등을 두고 있다. 여기에 참모부를 비롯해 군수지원사령부와 북한의 장거리포 위협 대응을 위한 직할 화력여단, 지상정보여단이 소속돼 있다. 위기 발생 시 연합지상군구성군사령부(Combined Ground Component Command)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이 같은 위상에 국군의 절반이 넘는 약 25만 명의 장병을 지휘·통제한다. 평시에는 교육훈련과 전투준비 및 지상경계작전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한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연계해선 연합지상군구성군사령부로서 한미 지상군 전력을 지휘하는 국가방위의 핵심부대다. 이 때문에 지상작전사령관은 대장이 보임되고, 이·취임식 때도 전 군에서 유일하게 군기 이양을 두 번 한다. 지작사령관을 보좌하기 위해 부사령관과 참모장도 육군 중장이 임명된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지휘관의 지병으로 북한과 직접 마주하는 최전방을 책임지는 지작사령부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오후 손식 육군 지상작전사령관(대장)을 대신해 강호필 합동참모본부 차장(대장)이 직무대리로 임무를 수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손 사령관이 지병으로 전날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고 있어 업무 수행이 어렵자 강 차장이 지작사령관 직무대리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군 당국은 지작사령관 임무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장인 지작사령부 부사령관에게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고, 대신 대장인 합참차장을 보내기로 했다. 이에 공백이 생긴 합참차장 직무는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 대리하도록 해 강 차장이 지작사령부 업무에 전념하도록 인사 조치했다.
구체적인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 사령관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강 차장에게 지작사령관 직무를 대리로 맡기되 손 사령관의 보직은 유지했다. 만약 건강이 계속 악화할 경우 이번 가을 장성 인사에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손 사령관의 신병문제로 합참차장을 보내 직무대리를 맡겨 일단 급한 불을 껐지만, 정작 지작사령부는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이유인 즉, 최고 지휘관인 지작사령관들이 잇따라 지병 문제가 발생하며 군 안팎의 주목을 받는 처지에 놓이고 결국 직무대리 체제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내부 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지작사령부는 사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국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3일 차인 지난 8월 21일 직접 방문해 군사대비태세와 연습 상황을 점검하고 연습에 참가 중인 장병들을 격려한 덕분이다. 지난 2019년 제 1·3 야전군을 통합해 지작사령부를 창설한 이후 국군통수권자가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지작사령부 도착 후 방명록에 ‘전장의 중심, 통일의 선봉! 지상작전사령부 장병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라고 작성하며 지작사령부에 힘을 실어주는 퍼포먼스를 보여 전 군의 부러움을 샀다.
윤 대통령은 손 사령관을 비롯해 폴 라캐머라(Paul LaCamera) 한미연합군사령관, 강신철 한미연합군부사령관, 크리스토퍼 라네브(Christopher LaNeve) 미8군사령관 등 주요 직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도 손 사령관이 지병으로 입원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작사령부 분위기는 심하게 가라앉은 상황이다. 특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앞서 전임자인 전동진 전 지작사령관도 건강 문제를 겪으며 군 내부에 논란이 일었기에 그렇다. 지병 문제 논란이 커지면서 취임한 지 1년도 안돼 교체설이 군 안팎에서 거론되면서 지작사령부가 크게 흔들린 바가 있다.
지작사령관 재임시 행사장에서 쓰러진 전 사령관이 병원에 긴급 후송되면서 군단장 시절 앓던 지병이 악화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이 지작사령관 건강 악화 문제를 놓고 논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후임자 현 손 사령관 마저 지병으로 주저 앉으면서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잇따라 지작사령관들의 지병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사령부의 전체 사기가 크게 저하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지작사는 군 핵심 전력부대로 현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지휘공백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다른 대장급 장성을 파견해 직무대리로서 사령관 임무를 수행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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