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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거부한 PD ‘웹캠 감시’하다 자른 JTBC 부당해고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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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사진=JTBC

JTBC가 희망퇴직을 거부한 PD를 ‘웹캠 감시’가 이뤄지는 교육에 배치한 뒤 저성과자에 해당한다며 해고했다가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3일 A PD가 신청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심판에서 인용 판정을 내렸다. 함께 신청한 부당인사발령 구제신청엔 기각 판정을 내렸다.

JTBC는 지난 6월13일 A PD에 대해 ‘고용관계 유지 여부를 비롯한 인사 조치 관련 심의’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뒤 18일 해고 통지했다. JTBC는 해고통지서에서 “경영 위기로 희망퇴직 등 고용조정이 이뤄졌고, 대상자(A PD)의 소속 본부와 팀이 폐지되고 담당 프로그램도 외주화돼 배치할 부서가 없다”며 “사회 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했다.

JTBC는 또 “대상자는 2022년부터 낮은 인사평가를 받아왔고, 올해 교육연수 평가에서도 최저 등급의 평가를 받았다”며 “대상자의 업무역량 및 근무태도 등의 변화가 없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상 직무 부여를 통한 근무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고 가까운 장래에도 활용되거나 정상 업무수행 가능성도 전혀 없어보인다”고도 했다.

A씨 측은 지난 6월20일 “JTBC가 회사에 남은 피신청인(A PD)을 대상으로 대기발령, 인사팀 발령, 해고 순으로 악의적인 조치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회사에서 목표한 인원이 (희망퇴직 등으로) 퇴직했는데도 부당해고한 것”이라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A PD의 법률 대리인 설명과 취재에 따르면, A PD는 JTBC에 경력직 입사해 5년여 동안 교양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래스’를 연출했다. JTBC가 지난해 5월 해당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교양팀을 없애면서는 ‘시청자의회’라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에 배치돼 제작에 임했다. ‘시청자의회’는 방송법(89조)에 따라 JTBC가 의무 제작해야 하는 시청자평가 프로그램이다.

그러던 중 JTBC는 지난해 10월10일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며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A PD 측에 따르면 JTBC는 지난해 11~12월 ‘시청자의회’ 제작을 외주화했다. A씨 대리인이 “해당 PD와 어떤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A PD에게는 희망퇴직을 권고했다. 그가 응하지 않자, JTBC는 12월27일 그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지난 4월부터 인사팀에 발령됐던 A PD가 해고 통보 이전까지 받았던 줌 웹캠 감시와 교육 화면. 에이원노무법인 제공
▲지난 4월부터 인사팀에 발령됐던 A PD가 해고 통보 이전까지 받았던 줌 웹캠 감시와 교육 화면. 에이원노무법인 제공

JTBC는 지난 4월11일, A PD를 인사팀에 발령했다. 그는 퇴직을 거부한 다른 직종의 사원 2명과 함께 역량향상프로그램, 이른바 ‘PIP’ 교육에 배치됐다. JTBC가 위탁한 외부업체는 A PD에 교육 프로그램 진행과 평가, 보고를 진행했다.

A PD는 회사에 출근해 같은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이 정상 근무하는 가운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웹카메라를 켜 두고 업체로부터 태도를 평가받는 교육을 받았다고 말한다. 일일 테스트를 받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야 했다. 독서와 독후감 작성은 업무 외 시간에 이뤄졌다고 한다. 

A PD는 “업무용 노트북 카메라 각도를 조금 벗어나면 채팅창에 ‘얼굴 잘 보이게 하라’는 피드백이 왔다. 줌으로 상시 감시를 받으면서 상대방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자리 이탈하거나 옆 사람과 대화해도,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해도 감점당했다.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모멸감을 느꼈다”며 “결국 항의 끝에 인사팀으로부터 ‘화장실 다녀오는 건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A PD는 “당시 JTBC ‘사건반장’ 등에선 애견훈련사 강형욱씨가 CCTV로 직원을 감시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던 때였다”고 했다. 

이후 그는 JTBC로부터 교육평가 결과 낙제점을 받은 뒤 해고됐다. A PD는 “다리 골절로 4차례 공식 휴가를 쓴 것을 빼고는 모두 출석했다. 독후감도 한 번도 안 빼고 다 냈고, 교육 뒤 시험도 열심히 임했고 잘 봤다고 생각했다. 전화도 안 받고, 화장실도 못 가고 카메라만 주시했다”고 했다.

JTBC가 해고 이유로 밝힌 ‘2022년 저성과’에 대해 A PD 측은 전년도인 2021년 A를 받아 부서 내 관행상 B-를 받을 순서였다고 반박했다. A PD를 법률대리한 이상운 노무사(에이원노무법인)은 “A PD는 (희망퇴직 발표 이전) 커뮤니케이션 총괄 산하 심의팀, 팩추얼제작팀으로부터 팀 합류를 제안받았다”고도 했다.

한편 A씨 측은 노동위 심문회의에서 JTBC가 ‘경영위기’와 ‘A PD 자리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지난해엔 예능 PD를 채용하고 올해 7월에도 디지털 담당 PD를 채용하는 등 신입사원을 모집했다고도 지적했다. 사내에 프리랜서 PD도 수시로 들고 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운 노무사는 “부당해고를 다투는 과정에서도 회사는 해고정당성에 대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출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부당해고임을 알면서도 단행한 해고로 보인다”며 “사측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들여 PD로서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조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JTBC 측은 2일 “당사는 경영상황, 개인의 성과·역량·조직융화정도 등을 종합 고려해 극히 일부 인력에 대해 대기발령을 시행했다. 이후에도 대상자들과 배치전환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의했다”며 “노동위는 대기발령이 정당하다고 판단했고 교육발령 또한 합리적이라 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위는) 해고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신청인 측 주장을 수용했는데, 이에 대한 수용여부는 판정문을 수령한 후 숙고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JTBC 측은 “현재 구성원 고용안정성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신청인과도 원만한 사건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입 PD 채용은 예정된 계획이었으며, 신규 프로그램 제작은 방송사로서 계속해야 한다. 또 그 때 뽑은 PD는 예능 부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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