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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서울 싱크홀에…“노후화 문제…세부 평가·사전 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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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30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최근 서울 각지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사전조사 인력 및 예산 추가 투입 등 정부의 예방 대책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2일 소방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26분께 서대문구 연희동 한 도로에서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 규모의 땅꺼짐이 발생해 지나가던 SUV 차량 한 대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2명이 중상을 입었고, 이튿날에는 사고 현장과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 도로침하가 발견됐다.

이 밖에도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서울 지하철 9호선 강남 언주역 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하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데 이어 오후 4시쯤에는 서울 종로구 편도 3차선 도로에서도 깊이 1.5m의 땅꺼짐이 관측됐다.

같은 날 낮 12시에도 깊이 1.7m의 땅꺼짐이 대구 동구 방촌동 금호강 제방 옆에서도 발생했다.

땅꺼짐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시민들 사이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고 발생 지역인 연희동을 자주 방문했던 시민 조(31)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연희동 쪽으로 버스를 타거나 운전해서 다녔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저도 피해자가 되는 게 아닐지 많이 불안하다”면서 “싱크홀 사고가 1년에 한두 번쯤은 꼭 발생하는 것 같은데, 정부는 시민들에게도 피해 방지 매뉴얼을 배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시민 이(54)씨는 “싱크홀을 전조 증상은 미리 알고 있더라도 피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시민들을 위한 더 명확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이하 시)는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시 재난안전실, 서부도로사업소, 서대문구청 등의 관계자 및 전문가와 합동점검 회의를 진행하고 사고원인을 분석했다.

1차 조사 결과, 땅꺼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노후 수도관 등 지하 시설물 파손으로 인한 누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시는 조사 결과를 분석해 구체적인 사고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5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지표투과레이더(이하 GPR) 탐사차량 2대와 인력을 투입해 땅꺼짐 사고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당시에는 지면 아래 빈 공간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30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싱크홀 예방책에 사전조사 인력 및 예산 추가 투입을 꼽았다.

단국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김두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싱크홀은 기본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하수관이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국내 하수관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전체를 조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사후 발생 시 수리하는 것보다 사전 예방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하수관에 모형 자동차 위에 카메라를 붙인 진단 로봇을 이용하거나 상수 사용량을 비교해보는 방법도 싱크홀 진단법이 될 수 있다”며 “기존의 간접 평가보다 예산을 더 들여 직접 평가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모든 인프라가 더욱 노후화되면 싱크홀뿐만 아니라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예산이 적게 책정되는 지자체에서도 시설들을 철저히 관리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건설안전학회 최명기 안전교육위원회위원장은 “서울시가 사고 지역을 조사했음에도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GPR의 신뢰도 문제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물이 젖어있는 점토지 같은 경우 판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지반 아래의 빈 공간까지 판단할 수 없는 성능의 측정 장비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실제 GPR만으로는 완벽하게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하 상황에 대한 더 세부적인 위험도 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 위원장은 ▲지하 노후 상하수도관 존재 여부 ▲상하수도관의 노후화 정도 ▲싱크홀 발생 전적 ▲지역 침수 여부 ▲매립지 여부 등을 확인하며 동시에 GPR 탐사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차량 내부에서 운행 중 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등 평상시 도로 운행과 차이가 나는 지역을 발견한다면 관할구청에 신고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행하는 시민들의 경우 보도블록 사이에 틈이 벌어지거나 발을 굴렸을 때 땅이 비어있는 소리가 난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에 따르면 2025년부터는 사고 예방을 위해 지반침하 관측망이 운영될 계획이다. 지반에 깊이 10m 내외의 관측공을 뚫고 센서를 설치한 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지반침하 예방활동에 활용하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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