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여야는 2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의 ‘계엄 준비 의혹’을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김 후보 지명과 계엄 선포 연관성을 주장하며 공세를 퍼부었고, 국민의힘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먼저,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이진우 소방사령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두 사람의)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 안내로 불러서 무슨 얘기를 했냐”면서 “계엄 얘기를 안 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계엄 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을 (군) 주요 직위에 채워 넣었는가”라며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박 의원 말씀에 동의할 수 없다”며 “대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갖고 여러 가지 선동적인 말씀을 하시는데, 이 자리는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도 “항간에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 대비를 위한 친정 체제를 구축 중이고 후보자의 용도도 그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추 의원은 “후보자를 중심으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방첩사, 수방사가 하나의 라인으로 구축될 수 있다”며 “계엄령과 같은 것이 헌정 질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자가 결단코 국방부 장관에 임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계엄령을 발령하는 경우는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그렇다면 계엄령을 하는 상황은 국민의힘이나 윤 대통령이 만들지 않는다”고 엄호했다.
한 의원은 “또 계엄령이 발령된다고 해도 (대통령이) 국회에 즉각 통보하면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해제를)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계엄령을 얘기하는 거 보면 ‘귀신이 뭘 잘못 먹고 얘기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전술에는 모든 심리전이 포함되는데, 이를 혹시 민주당이 쓰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김 후보자 측이 개인정보 부동의,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답변 제출을 거부했는데 그 규정과 근거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며 “또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팀이 전달한 전화번호가 결번으로 나오고 있다. 국회를 무시한 행태이며 인사청문회법 19조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징계 요청 사안”이라고 말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도 “후보자의 주식 거래 내역이 왜 부동의인지 모르겠다”며 “또한 후보자의 장남이 2014년~2023년 해외에서 유학을 했는데 후보자의 해외계좌 개설 환전 및 해외 송금 내역, 해외 소유 자산에 대해서도 제출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국방·안보 라인 인선과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계엄령을 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는 내놓고 있지 않은 채 “정황 제보가 있다”며 군불을 지피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앞서 전날 열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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