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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부의 인도적 지원은 병원 설립, 물 관리 등이 주축이지만 스포츠라는 색다른 접근법도 시도하고 있다. 동티모르에서 이뤄지는 한국국제협단(KOICA·코이카)의 ‘스포츠를 이용한 아동 발달 사업’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방문한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있는 한 축구장에는 ‘KOICA’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이 도열해 있었다. 코이카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주말 축구리그에 참여하는 선수들이다. 현지 코이카 관계자는 “이곳 학생들은 성당에 가는 것 외에 주말에 할 만한 대외 활동이 없다”며 “축구 리그가 인기를 얻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동티모르의 축구 열기는 중남미 국가들 못지않게 뜨겁다. 피파(FIFA) 랭킹은 196위에 머물고 있지만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축구 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
스포츠를 활용한 아동 발달 사업은 동티모르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17세 미만 아동·청소년들의 전인적 발달과 사회 통합에 운동을 활성화해 기여한다는 목표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초창기 8개에 불과했던 축구팀도 지금은 두 배(16개)로 늘었다. 참여 청소년 400여 명 중 30%가 여학생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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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축구 코치를 맡고 있는 박찬영 코이카 프로젝트 리더는 “축구는 청소년들의 건강 증진 뿐 아니라 현지 공교육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성평등과 위생, 응급처치, 영양 등의 아동 관련 주요 이슈의 효과적인 교육 매개체도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축구를 징검다리로 동티모르와 한국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티모르 유소년 대표팀을 이끌던 김신환 감독은 축구 불모지인 이곳에서 여러 대회의 우승을 이끌며 ‘동티모르의 히딩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김 감독의 이야기는 영화 ‘맨발의 꿈’으로 재탄생한 바 있다. 현재 동티모르 축구 국가대표 감독도 한국인이 맡고 있다.
동티모르가 축구에 진심이지만 관련 인프라는 크게 열악하다. 학생들이 운동하는 축구장 또한 사용 연한이 한참 지난 상태다. 인조 잔디 곳곳이 파여 콘크리트 바닥이 그대로 노출돼 있기도 하다.
코이카는 이에 330만 달러를 투입해 유소년 스포츠센터를 신축하고, 지역 거점 운동장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특히 공정률 90%에 이르는 유소년 스포츠센터에는 동티모르에서 몇 안 되는 국제 규격을 갖춘 축구장이 지어지고 있다. 코이카 관계자는 “유소년 스포츠센터는 동티모르 축구협회도 사용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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