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봉수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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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업화의 가장 어려운 점은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매칭하는 것이다. 소위 연구자가 ‘이슬’을 먹는다면 기업 대표는 ‘참이슬’을 먹는다. 서로 너무 다르다.”
김봉수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 원장은 “산학연 협력이 안 되는 이유는 기업가와 연구자가 쓰는 단어가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누군가 중간에서 해석과 통역을 해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7년 12월 문을 연 COMPA는 공공연구성과 활용·확산을 비롯해 연구산업 진흥을 통한 기술이전과 창업 활성화 등 과학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김봉수 원장은 2022년 1월 취임했다.
김 원장은 삼성중공업, 큐빅엔지니어링, 태성엔지니어링 등 민간기업에서 기술개발 역량을 쌓은 뒤 1993년 기술고등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정부와 국제기구, 연구기관 등을 두루 거치며 30여년간 과학기술강국을 위한 R&D(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매진해 왔다.
김 원장은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공공기술을 개발하는 공공기관이 기술을 활용할 기업을 못 찾고,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사업화 가치가 있는 공공기술을 제대로 탐색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의 여러 기관에서 각각 운영하고 있는 기술사업화 활동이나 서비스를 AI 기반의 통합플랫폼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COMPA는 그동안 운영해 온 공공기술 이전·거래 플랫폼 ‘미래기술마당’을 지난해 말 종료하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AI(인공지능)·데이터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로 데이터베이스를 이관한 바 있다.
아폴로는 KISTI가 구축한 방대한 데이터와 최신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사업성이 높은 기술을 조기에 발굴하고자 하는 공공연구기관, 기업, 기술중개기관, 예비창업자에게 시장기회와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성공률 높은 유망사업화 공공 R&D 예측 △유망사업화 기술수요자 예측 △기업 유망성 분석 △글로벌 유망 아이템 탐색 △제품시장 분석(시장규모·경쟁사 등)이라는 5가지 주요 서비스로 구성된다.
김 원장은 “정부는 ‘수요발굴지원단 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진성 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 그것을 아폴로에 넣으면 AI가 분석해 정확한 예측·매칭이 가능해진다. 연구자와 기업가 사이에서 통역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딥사이언스 창업 생태계 활성화…’노벨상 프로젝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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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는 단순히 ‘좋은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이 사업의 고도화·다각화를 위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기술, 기업의 프로파일과 상황, 경쟁 구도 등을 기반으로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사업화 플랫폼들과 차별화됐다.
COMPA는 기업의 진성 수요를 찾기 위해 올해부터 △바이오 △ICT 응용 △에너지 등 3대 기술 분야에 대한 PM(프로덕트 매니저)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PM은 직접 현장을 다니며 기업들의 기술 수요를 찾고 공공기술을 매칭해 주는 역할을 한다.
김 원장은 “아폴로에 많은 로우 데이터(Raw Data)가 들어가야되니 관련 기관들이 연합해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KISTI가 아폴로 운영에 전체적인 역할을 하고,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보조 역할을 하는 곳들에 사업비를 배분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기술마당을 운영해 보니 연간 6~7억원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일례로 정보보호 체계 하나만 구축하려 해도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문제가 생기면 사고가 크게 터지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운영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의 경쟁력은 데이터의 품질과 양이다. KISTI가 이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쌓아왔으니 적극 활용해야 한다. 내부에서 모두 할 순 없기 때문에 COMPA 같은 기관들과 일종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하면서 아폴로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인류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해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는 딥사이언스 창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노벨상은 인류 사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때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좋은 논문을 썼다고 해서 받는 것이 아니다. 좋은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나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 지원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 원장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앞단에 더욱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술을 사업화하려면 프로토타이핑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는 시제품이 있으면 기술을 이전받을 때 무엇을 빼고 넣을지 더 구체화하면서 확실하게 딜이 이뤄질 수 있다. 기술이전의 출발점이 되는 프로토타이핑 부분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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