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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한화오션, 美 MRO 시장 경쟁…내년 수주경쟁 격화

IT조선 조회수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간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 경쟁이 더욱 가속화된다.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함정정비 사업을 수주하며 HD현대중공업을 앞서게 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나서는 오는 2025년에는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 한화그룹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 한화그룹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4만톤(t) 규모의 미해군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함정정비 협약(MSRA) 인증 업체만 수행할 수 있는 미 해군 대형 함정에 대한 정규 창정비 사업으로 국내 조선소 중 최초 수행하는 사업이다.

MSRA는 미 함정의 MRO를 위해 미국 정부가 민간 조선소와 맺는 협약이다. 미 함정 MRO 사업 참여를 위해선 MSRA를 우선 체결해야 한다.

앞서 한화오션은 7월 22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MSRA를 체결한 바 있다. 올해 1월 MSRA를 신청했던 한화오션은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MSRA 인증 기간을 7개월로 대폭 단축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함정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를 통해 연간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계약에 따라 미 해군 군수지원함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함 전체에 대한 정비·검사를 받게 된다. 또 조선소의 플로팅 설비를 활용한 육상 정비 작업도 수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이 올해 6월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Philly) 조선소를 활용해 또 다른 수주가 이어질 경우 시너지를 낼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최근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MSRA를 국내 최초로 체결하며 미 함정 MRO 사업 참여 자격을 획득했다.

양사는 MSRA 체결로 앞으로 5년간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얻게 됐다.

다만 한화오션이 수주한 이번 사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특수선 야드 가동 현황, 도크 가용 일정 등을 고려해 전체 생산 일정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의 노후 함정 증가로 인해 향후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산설비 가용 시점, 수익성 등을 고려해 오는 2025년부터 본격 참여할 계획이다.

양사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 경쟁은 미 시장을 교두보 삼아 향후 글로벌 방산 수출 확대에 나서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가 올해 577억6000만달러(77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9년 636억2000만달러(85조2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올해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함 '정조대왕함'이 시운전하고 있다. /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올해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함 ‘정조대왕함’이 시운전하고 있다. / HD현대중공업

이미 필리핀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진행하는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외에도 아시아, 남미 등 권역별 MRO 시장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서 필리핀 수빅 조선소, 페루 시마 조선소를 임차해 생산능력을 늘린 바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호주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호주, 미국 해군에 납품하는 오스탈은 미 앨라배마주에도 조선소를 두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신임 대표이사에 그룹 내 ‘글로벌 전략통’으로 알려진 김희철 현(現)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 대표가 내정돼 그룹 차원의 글로벌 전략 확대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추가로 미국 창정비 사업 입찰 검토 진행 중이다”며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한화오션 건조 수출 함정 중심으로 성능개량 및 창정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격차 방산’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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