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윤찬 기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B2B(기업 대상) 사업을 위해 자체 주파수를 확보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통신사 위주로 진행됐던 이동통신 주파수 공급을 전(全) 산업으로 개방하려 한다. 6G 시대를 앞두고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 내년 신규 공급체계 시범운영… 디지털 혁신산업망 주파수 공개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공급계획을 담은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2024~2027)을 발표했다. 정부의 6G 상용화 일정은 오는 2028~2030년이다. 정부는 이에 맞춰 저, 중, 고대역 주파수를 균형있게 공급할 방침이다.
이번 주파수 공급계획에는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통신3사(SKT, KT, LGU+) 이외의 디지털 혁신 서비스 수요에 개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월 과기정통부는 초안을 공개하며 전 산업에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건설, 제조 등의 산업현장에서 이음5G 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음5G는 4.7㎓(기가 헤르츠)와 28㎓ 주파수를 할당받아 건물 단위로 주파수를 이용하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대용량 데이터의 초고속 전송 수요가 있어 네이버클라우드 등에서 이음5G를 이용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산업망을 갖출 수 있도록 현재 이음5G 이외의 주파수도 공급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산업망은 △미이용 주파수 가운데 통신3사 할당 가능성이 낮은 주파수 △타 용도 주파수 가운데 이동통신 주파수로 확보 가능한 대역 등에서 공급이 이뤄진다. 후보 주파수로는 △700·800㎒(메가헤르츠) △1.8㎓ △2.1㎓ △4.0㎓ 등이 제시됐다.
‘신이동통신 주파수 공급체계’를 보면 정부가 먼저 주파수를 공개하고, 수요자가 주파수 이용 계획을 밝히면 구체적인 공급계획이 마련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까지 관련 내용을 연구하고 내년 시범 운영 및 정례화할 예정이다.
기존 초안은 연내 시범운영이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부작용을 검토하는 시기를 늘리고, 시범 운영에는 정부 예산도 필요해 일정을 내년부터로 정했다”고 말했다.
주파수 개방과 함께 5G 주파수 추가 공급계획도 발표됐다. 통신3사는 5G 전국망 서비스로 3.5GHz 대역을 이용하고 있다. 3.5㎓ 인접대역이 공급되며 이와 병행해 저대역 주파수(700㎒, 800㎒, 1.8㎓)도 추진된다. 3.7㎓는 광대역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여러 사업자가 경쟁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5G 주파수 추가 공급은 하반기 연구반 운영을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내년 하반기 공급이 검토된다. 통신3사가 이용 중인 3G·4G 주파수는 2026년, 5G는 2028년 이용 기간이 종료된다. 과기정통부는 3G·4G 주파수는 내년 6월까지, 5G는 2027년 11월까지 재할당 방안을 수립하고 발표할 계획이다.
◇ 저궤도 위성통신 예타 통과에 주파수 공급 준비까지 착착
과기정통부는 6G 신산업을 위한 주파수도 공급한다. 특히 UAM(도심항공교통) 신산업 실험에 사용될 실험국 주파수를 연내 공급할 계획이다. UAM은 기체운용(관제·제어), 항로관리(위치·항로 표시), 인포테인먼트(항공정보·인터넷) 등에서 사용될 주파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6G 통신서비스는 지상망과 저궤도 위성 간 연계로 이뤄진다. 지난 5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한국은 향후 2030년 초까지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망을 구축한다. 저궤도 위성통신에 사용될 주파수로는 10.7~11.7㎓ 대역이 정해졌다. 과기정통부는 위성 서비스용 주파수에 사용될 수 있는 1,000㎒ 폭 공급 확대를 연내 검토한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스타링크, 원웹 등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10.7~12.7㎓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10.7~11.7㎓ 대역만 지정돼 있어 향후 1,000㎒ 폭을 더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에는 28㎓ 할당 방안과, 제4이동통신사 주파수 할당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의 28㎓ 할당 취소 처분 이후 해당 주파수 활용 계획과 제4이통사 정책 방향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28㎓ 대역은 연구반 논의를 거쳐 활용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제4이통사는 정책방향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주파수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의료대란 해법 두고 ‘윤-한 갈등’ 재확인… 의료공백 대책 난망
- [이슈&팩트(234)] 딥페이크 음란물 소장용 제작은 처벌 피한다?
- 대통령의 연금개혁 청사진 ’논의도 전에 시끌’
- [민기자의 ‘드라이빙’] ‘쏘렌토 대항마’ 르노 그랑 콜레오스, “자동 주차 기능 감탄!”
- 2분기 롯데‧이마트, 수익성에서 희비 교차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