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오는 2025년부터 학생들이 공부할 새 교과서 검정 절차가 마무리된 가운데,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를 표현하는 방식을 두고 학계의 시각차가 있을 것으로 예견됐다.
교육부는 30일 새 교육과정(2022년 개정 교육과정)의 초·중·고등학교 검정교과서 심사 결과를 관보에 게재했다.
검정 심사를 통과한 교과서와 지도서는 총 681종으로, 그 중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역사 논쟁’의 단초가 돼 왔던 역사·한국사 교과서는 총 32종이었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새 교육과정에 의해 바뀐 교과서로 공부하게 된다.
중학교 역사 1·2는 △동아출판 △지학사 △미래엔 △리베르스쿨 △비상교육 △해냄에듀 △천재교과서 7개 출판사가 제작했다.
고등학교 한국사 1·2는 △동아출판 △지학사 △미래엔 △리베르스쿨 △비상교육 △해냄에듀 △천재교과서 △한국학력평가원 △씨마스 9개 출판사가 교과서 심사에 통과했다.
검정 절차에 통과한 교과서들은 내달 초 인쇄본으로 학교에 배포 및 전시돼, 학생과 교사들이 후보를 선정하면 학교장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배정될 예정이다.
교육계에서는 처음으로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를 두고 보수 역사학계의 시각으로 현대사가 서술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본지가 입수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4·19 혁명으로 물러난 이승만 정부에 타 출판사의 교과서들은 ‘독재 정권’이라고 기술한 반면 해당 출판사는 ‘장기 집권’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또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했다”고 서술하는 등 그동안 진보 학계에서 중시하는 ‘민주주의’ 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사용했다.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대목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서술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서에는 ‘위안부’ 동원 과정과 성 착취에 관한 내용 등 구체적 언급 대신 “일제는 일본군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젊은 여성들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끌고 가 끔찍한 삶을 살게 했다”고 표현됐다.
한편 ‘인물 탐구’ 단원에서는 서정주 시인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그를 ‘권력에 영합하는 친일파 시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의 친일 행위를 덮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쓴 아름다운 작품들은 우리 문학의 중요한 유산으로 인정해야’라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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