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난 20일까지 특별명예퇴직, 희망퇴직을 실시한 가운데 2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명예퇴직자로 이광용 아나운서와 황정민 아나운서 등이 포함됐다. 이광용 아나운서는 2003년 KBS에 입사해 KBS 간판 스포츠 캐스터로 활약해왔으며 스포츠 중계뿐 아니라 ‘더 라이브’, ‘역사저널 그날’과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이광용 아나운서는 KBS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이미 3~4년 전부터 고려하고 있었던 건이며, 최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스포츠 콘텐츠의 중심이 지상파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광용 KBS 아나운서는 30일 통화에서 “제가 KBS에 20년 넘게 있으면서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서 입지를 다지고 브랜드를 키우는데 너무나 큰 기회를 많이 받았다”면서 “시사 교양 ‘더 라이브’, ‘역사저널’ 교양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은 내레이션, 선거 방송까지 다양한 프로를 해왔지만 저를 아나운서의 길로 이끈 스포츠 중계를 할 때 가장 즐거웠고 만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아나운서는 “지금 스포츠 콘텐츠 시장은 지상파가 중심이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스포츠 콘텐츠를 가지고 오는 OTT, 케이블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전문성을 쌓아온 방면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지고 중계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아나운서는 “이번 명예퇴직 시행과는 크게 상관없이 3~4년 전부터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KBS에서 특별명예퇴직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아나운서는 2018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메인 캐스터를 맡았다. 이 아나운서는 “스포츠 중계와 관련해 계속 일을 하겠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특별하게 정해진 곳은 없다.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아나운서는 “최근 KBS가 재정적으로도 많이 어렵다. 또한 그동안 ‘국민의 방송’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저 역시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부끄러움도 있다”며 “그러나 저는 KBS를 그 누구보다 사랑했다.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제대로 섰으면 하는 마음에 저 나름 몸부림을 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포츠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지만 남아있는 구성원들은 KBS가 ‘국민의 방송’이라는 이름에 맞게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밖에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1993년 KBS에 입사한 황정민 아나운서도 이광용 아나운서와 같이 KBS를 떠나게 됐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지난 29일 오후 KBS 라디오 ‘황정민의 뮤직쇼’에서 마지막 생방송을 하면서 명예퇴직 소감을 남겼다.
황 아나운서는 방송을 통해 “가끔 제 손을 보면서 ‘손이 참 짧다, 너무 안 예쁘다, 반지 껴도 안 어울리겠다, 일복이 많게 생겼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일도 많았고 열심히 했다. 근데 일복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저를 이 시간까지 올 수 있게 이끌어준 건 일을 통해 만난 정말 좋은 사람들, 인복이었다”고 말했다.
황 아나운서는 “매일 수많은 청취자를 만나고 얘기를 나눌 수 있어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 황족(청취자 애칭)들이 제게 가장 큰 복이었다. 저의 방송을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이 저를 즐겁고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KBS는 지난 2월 특별명예퇴직과 1년 이상 근속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87명을 면직한 바 있다. 정세진 아나운서, 김윤지 아나운서, 김원장 기자, 임장원 기자 등 중견 언론인 다수가 KBS를 자발적으로 떠났다. 이번 명예퇴직은 KBS의 올해 두 번째 특별명예퇴직 및 희망퇴직 시행이다.
[관련 기사: KBS 올해 두 번째 특별명예퇴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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