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거제·통영=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선보인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이하 그랑 콜레오스)’의 완성도와 첨단 기능에 많은 이들이 감탄을 쏟아냈다.
그랑 콜레오스는 ‘중형 SUV’인 만큼 실내 공간이 넉넉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구매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풀 오토 파킹’ 기능은 주차가 서툰 운전자들에게 편리함을 더해줄 수 있으며, 하이브리드(HEV) 모델은 연료효율까지 준수해 패밀리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랑 콜레오스가 국내 중형 SUV 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기아 쏘렌토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8월 27일과 28일 양일간 그랑 콜레오스 E-테크 HEV 미디어 시승행사를 부산에서 열었다. 시승코스는 부산과 거제 그리고 통영을 가로지르는 165㎞ 구간은 고속도로와 도심, 산길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약 2년의 기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신차로, 그간 급변한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먼저 그랑 콜레오스에서 가장 눈길을 끈 기능은 자동으로 주차를 해주는 ‘풀 오토 파킹’이다. T자 주차부터 평행주차까지 지원하며, 중앙의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주차 자리를 터치해 선택하면 스티어링휠 조작과 전·후진 기어변속(R·D), 전·후진 움직임과 브레이크, 그리고 주차를 완료하면 파킹(P) 기어까지 자동으로 조작한다. 주차 자리를 찾고 그랑 콜레오스가 스스로 움직여 주차를 완료하기까지 소요시간은 약 1분 안팎이다.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의 ‘풀 오토 파킹’ 기능을 마케팅 요소로 적극 내세운 이유를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주차가 어려운 운전자들이 풀 오토 파킹을 믿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전면부 중앙의 르노 로장주 엠블럼과 주변으로 로장주를 옆으로 눕혀 놓은 패턴을 배치한 독특한 라디에이터그릴이 눈길을 끈다. 또 라디에이터그릴과 범퍼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신기한 형상이 돋보인다. 여기에 큼지막한 헤드램프와 헤드램프 위아래로 가로형 주간주행등을 배치해 고급스러움도 더했다.
후면부는 테일게이트(트렁크도어)를 가로지르는 길쭉하고 얇은 형상의 테일램프 외에 중앙에 로장주 엠블럼과 ‘KOLEOS(콜레오스)’ 레터링을 새겼다. 후면 번호판은 범퍼로 내려 깔끔한 디자인이다. 이러한 디자인 형상은 다른 수입차 모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QB, 링컨 에비에이터 등이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수입차 같다는 느낌이 든 이유다.
실내 역시 외관 디자인처럼 독특하면서도 깔끔하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메인 디스플레이, 동승석 대시보드에 설치된 스크린까지 3개의 화면이 눈길을 끈다. 중앙의 터치스크린에서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차량 기능 설정 등을 할 수 있고, 동승석 앞 보조스크린에서는 네이버 검색·TV·웹툰·증권부터 유튜브 등 OTT, 스레드 앱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가운데 메인 스크린 아래에는 가로형 송풍구가 있고, 그 밑에 시동버튼과 비상등, 공조기 조작 물리버튼을 가로로 배치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는 물리버튼 아래에 동굴형으로 자리잡고 있어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변속기는 전자식 레버를 적용했고, 기어레버 오른쪽에는 주행모드 변경 다이얼과 세로형 컵홀더 2구를 배치했다. 사실상 공조기와 비상등, 시동버튼 외에는 물리버튼이 없으며, 기어레버 아래에는 필로티 구조로 하단부 수납공간을 마련했고, A·C타입 USB 각 1구와 시거잭을 설치해 깔끔한 인테리어를 강조한 모습이다. 콘솔박스 후면에는 2열 송풍구와 공조기 조작 버튼, C타입 USB 2구를 설치했다.
시트는 두툼하게 설계해 앉았을 때 편안한 느낌이다. 2열 시트도 동일하게 두툼하며, 2열 시트 등받이 상단 좌우 끝에 등받이 각도를 2단으로 조절할 수 있는 레버를 설치했다. 2열 시트는 6대 4로 접을 수 있는데, 시트가 두꺼워 트렁크(적재함)와 경계가 생기는 부분에서 약간의 경사가 생기지만 에어매트 같은 용품을 활용하면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시동을 걸면 ‘정숙함’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다. 르노코리아만의 HEV 기술인 ‘E-테크 HEV’ 시스템을 탑재해 전기모터와 배터리만으로 차량 시동이 걸리고, 주행 시에도 엔진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만큼 도심 저속구간에서는 ‘전기차 같은’ 느낌이 든다.
주행 간에 외부 소음의 실내 유입도 크지 않고, 노면의 불쾌한 진동도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만듦새가 뛰어나다고 느껴진 부분이다.
주행 중에 기어레버를 좌우로 조작하면 회생제동 기능의 단계를 ‘높음·보통·낮음·자동’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을 높음으로 설정하고 주행하면 운전을 하면서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감속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그러면서도 전기차의 회생제동처럼 꿀렁이는 느낌은 크지 않다. 또 회생제동 기능을 보통·낮음으로 설정했을 때는 높음 단계보다 부드러운 주행을 하면서도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오토 기능을 사용하거나 그랑 콜레오스에 기본으로 탑재된 ‘티맵 오토’를 활용하면 된다. 연비는 시승 코스가 오르막과 내리막, 도심을 포함하고 있고, 연비를 고려하지 않고 주행을 했음에도 12.6∼14.7㎞/ℓ 정도로 측정됐다.
시승 간 조금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물리버튼이 적어 통풍·열선시트를 작동할 때 메인 디스플레이를 3∼4회 정도 조작해야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기능을 사용한 후에 다시 내비게이션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스크린 상단에 작게 표시된 티맵오토 팝업을 터치해야 한다. 조작 편의성과 시인성이 다소 떨어지는 요소다.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볼보자동차가 차량에 탑재한 음성조작 기능 ‘아리아’를 적용했다. 아리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분명히 불편한 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다른 아쉬움은 동승석 보조스크린이다. 동승석 스크린은 특정 각도를 넘어선 위치에서는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특수필름을 적용했다. 다만 블라인드 처리 수준이 너무나도 높아 동승석에서 화면을 볼 때도 스크린 좌우 끝부분은 약간 어둡게 보인다.
기능적인 요소 외에 인테리어에서는 1열 좌우 송풍구 형상과 주변 소재다. 1열 좌우 송풍구도 가운데 송풍구처럼 가로로 긴 형태가 적용됐는데, 송풍구 위로 빈공간이 많은 것처럼 느껴져 좌우 송풍구 형상을 가로형이 아닌 원형으로 설치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대시보드를 터치할 때마다 지문이 많이 묻어 얼룩이 생기는 점은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차량을 깨끗하게 사용하고 싶은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길 수 있는 점이라 생각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