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브리핑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
“개혁에 저항은 필연…쉬운 길 안 간다”
83분 동안 원고 없이 19개 질문에 답변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약 125분간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4대(연금·노동·의료·교육) 개혁에 저출생 대응까지 포함한 ‘4+1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남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에서 국정브리핑을 통해 “4대 개혁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며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온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편한 길”이라면서도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약 41분간 진행된 이날 국정브리핑은 지난 6월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 관련 첫 국정브리핑 이후 87일 만에 열렸다.
이날 국정브리핑 중계 화면에는 책상 위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나에게)라는 영어 문패가 눈길을 끌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5월 방한했을 때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책상 위에 올려놓았던 문구로 유명하다.
집무실 책상 뒤편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휴가에서 시장 상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소방관들과 만나 셀카를 찍는 모습,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과 셀카를 촬영하는 모습, 젊은 시절 아버지 고(故) 윤기중 교수와 함께 등산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 액자가 놓였다.
대통령실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지 매일 같이 새기고 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로 국민과 함께한 사진을 집무실에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으로 자리를 옮겨 약 83분에 걸쳐 기자들이 던진 19개의 질문에 답했다. 질의·응답은 정치와 외교·안보,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졌다. 사전에 준비된 프롬프터와 원고는 없었다. 윤 대통령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한 것은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국민보고 이후 11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대체로 차분하게 취재진에 질문에 답변했는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대한 설명을 할 땐 큰 손 동작을 취하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 톤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며 “과학적 근거에 의해 합리적 수요 추계를 제시하고, (의사 단체 등이) 의사 증원 문제에 대해 답을 내놓으면 저희는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겠다 했다. 그런데 그게(답이) 없다. 무조건 ‘안 된다’, 오히려 ‘줄이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가가, 정부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한 대표와의 갈등설에는 “당정 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당정이) 원활히 소통하고 있고, 주말마다 고위 당정 협의도 꼬박꼬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중 한 대표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시간이었던 90분을 훌쩍 넘겨 125분 동안 진행됐다. 기자회견장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이도운 홍보·김주현 민정·박춘섭 경제·장상윤 사회·박상욱 과학기술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찬 2차장, 왕윤종 3차장 등 주요 참모진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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