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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기후소송 승리, 한제아 어린이 “미래는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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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아기기후소송단에 참여한 어린이 한제아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2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아기기후소송단에 참여한 어린이 한제아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정부가 내놓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취지로 태아를 비롯해 영유아·청소년·시민들이 제기한 기후소송에서 헌법재판소가 일부 내용에 대해 청구인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재판은 구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과 대체된 탄소중립기본법과 해당 법 시행령과 기본계획이 그 대상이다. 청구인은 총 255명으로 2020년 청소년 기후소송, 2021년 시민기후소송, 2022년 아기기후소송에 이어 지난해 탄소중립기본계획 헌법소원 등 4건의 사건을 병합했다. 헌재는 지난 4월과 5월 공개변론을 열어 시민사회와 학계, 정부 측 의견을 듣기도 했다. 이번 ‘기후소송’은 아시아에서 첫 번째 소송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헌재는 29일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에 대해 만장일치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만큼 감축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라 수립한 현행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2031년~2049년에 대해서는 정량적인 감축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헌재는 2031년~2049년까지 정량적 감축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 국민의 기본권(환경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도 하지 않았고 법류유보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률유보원칙은 행정권을 발동할 때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다만 헌재는 당장 해당 조항의 효력이 정지될 경우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목표를 잃게 돼 오히려 더 큰 위험이 초래될 수 있기에 2026년 2월28일까지 효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와 국회는 이때까지 헌재 취지를 고려해 기존보다 더 강한 기후대응 대책을 내놔야 한다. 

▲ 2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소송 청구인단과 법률대리인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 2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소송 청구인단과 법률대리인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이날 헌재 결정 이후 헌재 앞에서 청구인 측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기기후소송으로 참가한 어린이 한제아씨(흑석초 6학년)는 “우리의 삶은 이미 기후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저희는 미래세대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이미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다. 우린 자연스럽게 세상의 일원으로 태어나 기후위기에서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송을 통해 우리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얼마나 깊이 기후위기를 걱정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오늘 판결을 통해 제 진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졌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씨는 “어른들이 저희에게 항상 어린이답게 행동하라고 하시만 정작 중요한 책임에 대해 저희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어린이들이 기후소송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번 판결이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며 “우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우리 행동에 달려있고 그 미래는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기후소송을 대리한 이병주 변호사는 “‘청소년 기후행동’에 청소년 원고들을 만나 2019년 기후소송을 기획하고 2020년 청소년 기후소송인 헌법소원을 처음 제기한 이후 5년여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헌재의 이번 결정은 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기후소송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시키고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될 것으로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위헌 결정 내용 중 다소 아쉬운 점이 있으나 독일의 기후소송의 경우처럼 한국 국회의 후속법 개정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해 실질적인 강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말하는 아쉬운 점은 헌재가 현행 2030년까지 감축목표에 대해서는 “미래에 과도한 부담을 이전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부분 청구를 기각했다. 

정치권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 「헌재의 결정에 따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도 신속히 추진해나가겠습니다」에서 “민주당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왔다”며 “헌재의 결정에 따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도 신속히 추진해나가며 기후위기로부터 미래세대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환경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며,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 29일 아시아 첫 기후소송 결과가 나오자 헌법재판소 앞에는 100명 가까운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다. 사진=장슬기 기자
▲ 29일 아시아 첫 기후소송 결과가 나오자 헌법재판소 앞에는 100명 가까운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다. 사진=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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