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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만에 존재감 ‘우뚝’ 한동훈에…오세훈도 활동량 ‘쑥’

데일리안 조회수  

韓, 금투세 이어 딥페이크 당정 열며 이슈 흡수

吳, 뒤질세라 현안 목소리 내며 차별화에 ‘박차’

‘잠룡간 정책 대결’에 당내서도 기대감 고조 돼

일각선 “계파 형성 여부에 따라 승패 갈릴 것”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지난달 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 달 만에 다양한 현안에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한 대표가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또다른 대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활동폭을 넓히면서 존재감 확보에 나섰다. 다양한 민생정책을 펼치면서 나경원 의원 등 거물급 인사들과의 협업에 나서는 오 시장의 최근 행보 역시 확실한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란 분석이 나온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6~27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차기 대선후보 호감도를 물어본 결과, 한동훈 대표는 직전 조사(12~13일)의 19.8% 대비 4.2%p 상승한 24.2%의 호감도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오세훈 시장의 호감도는 7.3%로 직전 조사(7.4%)와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한 대표의 호감도가 상승한 이유로는 대표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존재감 부각에 성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 대표가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단순 정쟁이나 언쟁이 아닌 정책적인 면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 한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1400만 개인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취임 이후 한 대표는 △여름철 저소득층 전기료 지원 △일본도 살인에 따른 총포·도검 관리 강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지원 △난임 지원 사각지대 해소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부활 △간첩법(형법 98조) 개정안 적극 추진 등 민생 이슈가 터져나올 때마다 시점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정책 행보에 집중했다.

최근엔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고리로 한 의정 갈등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대표가 “할 말은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져가고 있다는 당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또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및 유포’ 사건이 터지자마자 곧바로 당대표 주재 긴급 현안 간담회를 추진하는 것 역시 기민한 대응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게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지만, 한동훈 대표가 꺼낸 정책들은 현재 필요했던 부분을 긁어주는 느낌이 있다”며 “의제를 일단 던져서 이슈를 주도하는데는 분명히 성공했다고 봐야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협상이나 소통을 해서 어떤 흐름으로 이 이슈들을 풀어내고 자기 쪽으로 가져오는지 여부가 굉장히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지난달 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또다른 대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행보도 만만치 않다. 오 시장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5선 중진 나경원 의원과 공동으로 세미나를 주최하고 최근 이슈로 떠오른 외국인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같은 오 시장의 주장이 정치권의 이목을 끄는 건 중진인 나 의원과 함께했다는 점도 있지만, 한 대표의 정책 방향과 각을 세우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한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반대한 바 있다.

오 시장이 한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5월 한 대표가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 규제에 대해 반발하는 메시지를 내자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맞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약속하자 “양당이 짝짜꿍이 맞아서 지구당에 정치 후원회를 만드는 게 가능해질 것처럼 보이는데, 역사를 거스르는 것(25일 부산 동서대 대담회)”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물론 4선째 서울시장을 하고 있는 ‘행정가’ 오 시장의 정책 행보는 단순히 한 대표를 겨냥한 것을 넘어서서 더 높은 차원에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에 ‘100m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특정 성향 진영에서는 이를 지나친 국가주의이자 예산 낭비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오 시장의 게양대 사업이 보수 정체성을 확고히 해 전통 지지층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은 합리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개혁보수라는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어 전통 지지층에게 약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부분을 상쇄할 수 있는 애국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히 당에서 자신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 대표와 오 시장 모두 ‘당내 계파가 없다’는 한계점을 가진 만큼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향후 대권 가도를 판가름할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친한계가 있다고 해도 아직은 소수고 오세훈 시장의 사람이라고 할 만한 의원이 원내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책도 좋지만 같이 갈 수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모아서 조직화 하느냐가 중요한 요소다. 이걸 해결해내는 쪽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6~27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2.3%로 최종 1002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올해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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