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들만 탑승해 이뤄진 최초의 민간인 우주 미션 ‘인스퍼레이션 4’가 진행된 지 3년이 됐다.
당시 인스퍼레이션 4의 전좌석을 구매하고 임무를 진두지휘한 사람은 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의 창업주 재러드 아이잭먼이다. 그가 3년 만에 다시, 더 멀리 더 위험한 민간 우주여행에 도전한다.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민간인 우주 유영이 포함된 민간인 우주 임무 ‘폴라리스 던'(Polaris Dawn)이 발사 준비를 마쳤다.
당초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스페이스센터에서 폴라리스 던 임무를 위해 민간인을 태운 우주 캡슐 ‘드래건’을 26일 발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사 전 점검을 수행하기 위해 27일 늦췄고, 발사장 헬륨 누출 문제로 하루 더 연기됐다. 이어 28일 오전 3시 38분으로 새 발사 일정을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스페이스X가 새로운 일정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이르면 28일, 혹은 29일 발사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라리스 던은 스페이스X와 아이잭먼이 공동으로 개발한 프로젝트다.
이번 임무에는 인스퍼레이션 4를 통해 최초의 민간 우주 비행에 성공한 아이잭먼과 함께 미 공군 퇴역 중령인 스콧 키드 포티, 스페이스X의 수석 우주 운영 엔지니어인 세라 길리스와 안나 메논이 참여한다.
1972년 아폴로 17 임무로 인류가 달에 도달한 이후 아직까지 깨지 못한 고도 1367km 넘어 이보다 더 멀리, 1400km까지 나아갈 꿈을 그리고 있다.
고도 1400km 지점을 목표로 하는 이유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방사능 영역인 ‘밴 앨런 대'(Van Allen belts) 때문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우주인들이 3개월 동안 받는 방사능이 단 몇시간 만에 쏟아지는 곳이다.
폴라리스 던 임무에서는 밴 앨런 대에서 우주 방사능과 우주 비행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화성 테라포밍의 꿈을 꾸는 스페이스X 창립자 일론 머스크의 발판이 되어줄 미션이기도 하다.
우주선은 엔진을 재점화해 고도를 700km까지 낮춘다. 이번 임무에서 민간 우주인이 가장 많이 머무는 영역이다. 탑승자 4명은 5일 동안 머물며 최초의 상업용 우주 유영(Space Walk)에 나설 예정이다. 이전까지 전문 우주인만 가능했던 우주 유영에 민간인이 도전하게 된 것이다.
우주 유영은 3일차에 진행된다. 크루 드래건 내부의 모든 공기가 빠져나가기 전, 우주인들은 우주복을 착용한다. 곧이어 우주선 내부는 진공 상태가 된다.
아이잭먼과 길리스가 전력, 공기 등을 공급하는 생명 유지장치를 탯줄처럼 연결하고 우주선 밖으로 이동해 우주복을 테스트한다. 이어 캡슐 안에 남아있는 포티와 메논이 디스플레이를 살펴보며 밖으로 나간 이들에게 연결된 장치가 적절히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 외에도 이번 미션의 민간 승무원들은 우주인의 뇌에 대한 자기공명영상을 얻고, 우주 공간을 통해 흐르는 자연적인 방사선을 이용해 엑스선(X-ray) 기계 없이 엑스선 영상을 촬영하는 등 약 40가지의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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