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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가 군 정보요원의 신상 정보 등 정보 거래 대가로 억대 금전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중국 정보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포섭돼 이적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국방부검찰단은 2017년께 중국 정보요원 추정 인물에 포섭돼 201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금전을 수수하면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군형법상 일반이적 등)로 정보사 군무원 A씨를 지난 27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는 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단 관계자는 “2022년 6월부터 비문 12건과 음성 메시지 방식으로 18건 총 30건의 기밀을 유출한 것이 확인됐다”며 “본인은 2017년 연말부터 기밀유출을 해왔다고 진술했는데 관련 내용은 현 시점에서는 확인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A가 2022년부터 유출한 기밀에는 정보사 일부 블랙요원 신상정보, 정보사령부 전반적 임무와 조직 편성, 우리 정보부대 작전 방법 및 계획, 특정 지역에 대한 정세 분석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께 중국에서 포섭된 후 정보사 내부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군사기밀을 지속해서 탐지, 수집, 누설해왔다.
그는 또 중국 요원의 지시를 받아 주요 기밀을 출력, 촬영, 화면 캡처, 메모하는 등 수법으로 탐지하고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집한 기밀은 영외 개인 숙소로 무단 반출해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올리는 방식으로 누설했다.
유출할 기밀 전달을 위해 A씨는 당국의 추적 회피 하고자 매번 다른 계정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하고 파일별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한편 대화 기록은 삭제하며 범행을 이어왔다.
A씨 진술에 따르면 그를 포섭한 중국 요원 B는 공안이 아닌 정보기관 요원이었다. 조선족 말씨를 쓰는 남성으로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의 정확한 신원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군검찰은 전했다.
포섭 과정은 A씨가 2017년 4월 중국 연길 공항에서 중국 정보기관 소속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체포당해 조사를 받고, 그 과정에서 포섭 제의가 들어와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요원이 정보활동을 위해 체포되거나 조사를 받으면 곧바로 부대에 복귀해서 신고하고 조사를 받아야하는데 A씨가 이를 숨겼다. A씨는 초기 조사에서 군 검찰에 가족에 대한 협박을 받아 두려워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중국 요원에게 돈을 더 주면 자료를 더 보내겠다”는 말을 하며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군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돈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가 중국 측에 약 40회 돈을 요구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했다.
A씨는 특정 게임 앱의 음성 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았고 대화 기록을 삭제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군 검찰이 공개한 A씨와 B씨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군무원 A씨가 특정 사업의 세부현황이 필요한 것이냐고 묻자 B 씨는 “최대한 빨리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위험해서 접근이 힘들다, 서둘러 보내겠다”고 한 뒤 파일을 보냈고 “돈을 더 주면 자료를 더 보내겠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검찰에 따르면 A씨가 정보 거래를 대가로 4억 원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1억6천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정보당국은 지난 6월 A 씨의 정보 유출을 포착해 군에 통보했다. 국군방첩사령부는 지난 8일 A씨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함께 군형법상 일반이적 및 간첩 혐의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군 검찰은 그러나 A씨에게 간첩죄는 적용하지 않았다. 군형법과 형법은 ‘적’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간첩죄를 적용하는데, 여기서 적은 북한을 뜻한다.
군 검찰 관계자는 “A씨 구속 뒤 방첩사 추가 조사 과정에서 B씨가 북한 요원일 가능성이 있어 집중 수사했다”며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도 있어서 간첩죄 기소는 한계가 있었다며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다면 간첩죄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출된 정보는 중국 지역에서 활동하는 일부 흑색 요원(블랙 요원) 명단으로, 북한 내에 있는 휴민트(HUMINT)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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