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퀄컴과 첫 협력을 시작했다. 대형 차량용 솔루션 업체인 퀄컴을 고객사로 확보한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미미했던 입지를 넓히긴 위한 준비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솔루션에 탑재되는 차량용 메모리 LPDDR4X에 대한 인증을 획득하며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 양산 예정인 차량용 D램 ‘LPDDR5’도 퀄컴으로 공급을 확정지었다. 이 제춤은 차세대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 탑재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자율주행차 시장이 개화하면 고객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순수 내연차 1대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은 200~300개지만 전기차는 1000개 이상,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D램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2028년 시장 규모는 73억6300만달러(9조8000억원)로, 2023년(34억8700만달러) 대비 두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력인 차량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IHS는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3년 760억달러(101조원)에서 2029년 1430억달러(19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피니언, NXP, ST마이크로는 차량용 전력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중심으로 이 시장에서 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는 설계회사(팹리스)다.
파운드리 선두인 대만 TSMC는 세계 MCU 위탁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한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도입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TSMC는 최근 독일 드레스덴에 인피니온·보쉬·NXP과 합작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지를 착공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이 공장은 2027년 가동된다.
삼성전자도 TSMC에 맞서 ‘차량용 파운드리’ 로드맵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유럽법인은 올 상반기부터 파운드리 영업 관련 직무 상시채용을 진행하며 차량용 반도체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4월 ‘2024 오토차이나(베이징모터쇼)’에 참가해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전원·배터리관리시스템 등에 필요한 차량용 파운드리 기술력을 뽐냈다.
10월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하는 독일 뮌헨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공정 로드맵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삼성전자는 2023년 열린 독일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6년까지 2나노(nm) 기반 전장 솔루션 양산을 준비하고 차세대 eMRAM(내장형 MRAM)은 2026년 8나노, 2027년 5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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