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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사의 삶과 노동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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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3대 개혁정책 중 하나인 교육정책은 그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전공 무학과 입학제, 글로컬 대학 등 고등교육정책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이에 한국비정규교수노조에서는 윤석열 정부 고등교육정책의 제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연재를 마련했다. 이 칼럼은 본지와 「프레시안」에 동시 게재됐다.

“고등교육 공공성 강화”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연속 기고 총정리

지난 5월 7일(프레시안 5월 10일)부터 8월 7일(프레시안 8월 9일)까지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의 “고등교육 공공성 강화” 연속 칼럼이 11회에 걸쳐 게재되었다. 대학강사의 삶과 노동을 중심 의제로 다루기로 했지만, 비정규교수들의 열악한 생존 조건이 현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은 물론 한국 사회 전반의 신자유주화 폐단에 긴밀히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강사 문제만 다룰 수는 없었다. 비정규교수의 생존 조건이 한국 사회 민중 전반의 생존 조건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잘 알고 있다. 대학에서 다양한 학문 영역의 다양한 강좌를 담당하는 강사들이 돌아가며 써온 글이라, 표현과 주제에서도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우리의 이 다양한 모색이 고등교육의 개혁은 물론 한국사회의 진전을 위한 거름이 되길 바라고 있다. 연속 칼럼을 일단 마무리하면서, 한국사회 진전을 위한 거름을 만드는 마음으로 필진 스스로 자신의 고민을 요약하고 발전 방향을 제기하는 것으로 총정리를 해본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간부들(2024.07.22.)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역 대학을 소멸시킨다

05.07(대학지성)

05.10(프레시안)

이상룡(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선택과 집중이란 원리에 따라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오랜 믿음이 있다. 이 원리에 따라 대학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이 서울대 10개 만들기다. 이 원리에 따라 거점국립대를 선택하고 집중 육성하면 우리가 보게 될 결과는 나머지 국립대들과 거점국립대가 위치한 지역의 사립대들의 몰락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즉, 경쟁력 있는 몇몇 대학을 선택하여 집중 육성하자는 것은 오히려 학문의 저변을 무너뜨려 모두의 몰락을 재촉하게 된다는 점을 칼럼에서 말하고자 하였다.”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과 지역 소멸, 저출생 심화와 대한민국 소멸도 바로 이 선택과 집중에 대한 맹신의 결과이다. 고등교육에서의 선택과 집중의 폐단을 다루는 시선으로 한국 사회에서의 선택과 집중의 폐단을 다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무학과 제도 등 현 정부의 많은 정책들이 선택과 집중의 폐단을 확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도 추가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 전공자율선택제의 모순

05.14 (대학지성)

05.14 (프레시안)

남중섭(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구대 분회장)

“학령인구 감소는 그동안의 교육 방향을 변화시킬 큰 계기이다. 눈앞에 닥친 학령인구 감소를 위기라고들 하지만, 위기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몰락으로 갈 수도 있고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위기에 맞서 윤석렬 정부는 책임 떠넘기기라는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2024년 3월에 발표한 전공자율선택제도 정부의 책임을 학생에게, 대학에게 떠넘기는 방안일 뿐이다. 학생에게 전공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것은 결국 인기 없는 학과를 사라지게 하여 오히려 학생의 전공 선택권을 좁히는 결과를 낳을 것이고, 미래사회에 적합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목표 또한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전공자율선택제는 국가가 장기적 비전과 목표를 갖고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해야할 일을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각 대학이 스스로 구조조정하게 만드는 방식의 책임을 방기일 뿐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정책이 절실하다고 칼럼에서 주장했다.”

“국가의 미래는 교육과 직결된다. 장기적인 비전과 대안, 국가 전체의 균형적 교육 발전이 필요하다. 지금의 방식은 우리 사회의 문제인 수도권 집중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지방, 그리고 특히 사립대학, 연구자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 방안이 논의되고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성의 붕괴가 우리 모두를 집어삼킬 것이다

05.21 (대학지성)

05.21 (프레시안)

김진균(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성균관대 분회장)

“역대 정부에서도 고등교육 학술생태계 안정을 위한 정책을 정상적으로 시행한 바가 없었지만, 학술생태계 존립 자체를 위협할 만큼의 예산 삭감과 학문 축소를 자행하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역대 정부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행태임에 주목했다.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고등교육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추락하고 있는 현상은, 권력의 반지성주의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라고 칼럼에서 주장했다.”

“권력이 확산을 유도하는 반지성주의는 학계와 시민이 공유하고 있는 지성을 대놓고 무시하여 사회가 길을 잃게 만드는 전략인데, 독립기념관에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인물을 관장으로 임명한 것이 그 전략의 상징적 사건이다. 반지성주의는 도덕의 마지노선을 허물어 사회를 하나의 복마전으로 만들어놓고, 그 틈에 권력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임에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직장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대학 강사

05.28 (대학지성)

05.28 (프레시안)

박정일(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경대 분회장)

“강사들은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국가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사들의 삶에 대한 사회보장은 그들의 역할에 비해 너무나도 열악하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직장건강보험의 적용 및 유급병가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강사의 임금체계를 전임교원과 동일하게 전환하여 강사들을 사회제도 내에서 보호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사회 구성원이며 동료 시민으로서 강사들의 위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강사들도 우리 사회의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기여에 비해 매우 열악한 처우를 감수하고 있으며,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 보장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소외된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길과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길은 하나의 길에서 만난다는 점을 함께 이해하였으면 좋겠다.”

○ 강사법 시행 5년 유감

06.08 (대학지성)

06.05 (프레시안)

권오근(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영남대 분회장)

“정부는 대학 강사제도 안착을 위해 마련한 행・재정적 지원 정책을 강사법이 시행된 지 3~4년 만에 대부분을 폐지 혹은 축소시켰다. 이로 인해 강사법 시행의 취지인 강사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정부는 대학평가에서 강사고용관련지표 대부분을 폐지했고, 학문후속세대 지원사업에서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B유형 예산을 삭감했으며, 사립대 강사의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적립 예산을 지원하기 위한 사립대강사처우개선사업 예산을 전면 폐지하였다. 이로 인해 사립대학은 강사수와 강사의 수업시수를 줄이고 있고, 강사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현상을 칼럼으로 지적했다.”

“교육부는 말로만 강사법 제도 안착을 주장하지 말고 지방사립대학의 강사들의 수, 강의시수, 임금수준, 기타교원 채용 등을 정확히 파악하길 바란다. 이를 통해 강사들의 실질적인 처우개선과 고용안정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학술생태계를 복원하고 지방 소멸을 막는 길이다.”

○ 대학 강사의 소정근로시간과 퇴직금

06.18 (대학지성)

06.17 (프레시안)

최승제(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상대 분회장)

“정부와 대학이 강사법 시행 이전에 강사의 소정근로시간을 강의시간에 한정하여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으로 규정하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나, 이에 불복한 강사들이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법원으로부터 소정근로시간을 강의시간의 3배로 산정하는 판단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서울고법과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소정근로시간을 강의시간만으로 산정하는 퇴행적인 판결을 하였다. 이는 강의 준비 시간과 시험 준비 및 채점, 개별적인 질의·응답 및 상담, 수업 및 시험과 관련한 각종 행정 업무를 다 제외하는 유노동 무임금의 노동착취라는 점을 칼럼에서 지적했다.”

“칼럼 작성 이후 2024년 7월 대법원은 서울 고법의 판단에 대해 강의뿐 아니라 이에 수반되는 업무에 쓴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한다고 판결하였다. 그런데 소정근로시간 산정 기준에 대해 ‘여러 사정을 아울러 참작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 근로계약서에 소정근로시간을 강의시간의 3배 이상으로 명시하는 방법도 있겠는데, 우리 사회 초단시간 노동자들의 문제와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 국립대학통합, 신기루를 쫓다

06.27 (대학지성)

06.30 (프레시안)

최승기(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강원대 분회장)

“기고문에서 지방 대학 통합이 국립대의 축소와 권역 간 서열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으며, 과거 통합 실패 사례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통합에 따른 불이익과 캠퍼스 간 서열화 문제, 부족한 재정 지원으로 인해 지방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어렵고, 고등교육의 공공성 회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클로컬대학30과 RISE 사업이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였다.”

“지방 대학 통합은 국립대 축소와 권역 간 서열화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과거의 통합 실패 사례가 적지 않은데, 현재의 통합 정책이 지역 균형 발전과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가 차원의 공공성 강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에 대한 대안을 찾아, 시민 사회와 함께 구체적으로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 다시 생각하는 대학 공공성 투쟁

07.08 (대학지성)

07.10 (프레시안)

○ 비정규 연구자들의 연구안전망 구축

07.29 (대학지성)

07.30 (프레시안)

배성인(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성공회대 분회장)

“두 칼럼에서 대학의 위기와 연구자의 위기를 다루었다. 한국에서 대학과 연구자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차별에 있다. 차별의 원천은 학벌주의이다. 학벌주의는 대학을 서열화해서 대학 간 차별을 만들었고, 대학 내 구성원들간 차별을 증폭시켰다. 사회과학 분야의 경우 서울대 학부와 미국 유학파 출신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어서 비서울대 출신과 국내파 연구자는 구조적·제도적으로 비정규교수나 독립연구자로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대학을 수익사업의 기관으로 인식하는 교육부와 학교법인의 행태는 대학의 공교육 기능을 붕괴시켰다. 따라서 대학간, 대학내 차별철폐가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데, 바로 대학 무상화 평준화가 그 해법이다. 또한 비정규교수들과 독립연구자들의 연구안전망 확보를 위해 단기적인 해결방안으로 연구재단의 지원사업이 혁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의 조직강화와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당사자들의 주체의식은 조직 확대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에 대한 연구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의 강사법을 다시 개정해서 비정규 교수가 교원으로서의 실질적 지위와 권리를 보장받고 고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보다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민 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 더 넓은 대학 민주주의를 실현하자

07.17 (대학지성)

07.20 (프레시안)

권용두(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 분회장)

“대학은 주로 교육 및 연구를 담당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 헌법에 보장된 대학의 자율성을 토대로 학문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 대학은 학생, 교원,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강사는 교원으로서 교육, 지도 및 연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학의 주요 정책은 학문의 자유와 관련된 것이고, 이에 대한 최고 결정권자는 총장이다. 강사의 임무 역시 학문의 자유와 직결되어 있으니, 그 정책 결정에 강사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며, 그 최고 결정권자를 선출하는 총장선거에 강사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칼럼을 작성하였다.”

“현재 강사는 대학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강사에게 총장선거권이 없기 때문이다. 2025년 RISE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학 정책 결정에 지자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될 것인데, 대학 정책 결정에 외부의 개입으로 인하여 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가 온전히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 노동조합은 강사의 참정권 특히 총장선거권 쟁취를 위해 더 열심히 투쟁해야 할 것이며, 대학 안팎의 다양한 세력과의 연대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고등교육의 침몰을 막기 위해 거리로 나선 비정규교수들 (2024.04.16)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차별과 불평등이 사라진 대학을 위하여

08.07 (대학지성)

08.09 (프레시안)

박중렬(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대학 강사는 비정규직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합리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 정의롭지 못할뿐더러 교육연구자로서의 존엄을 무시하는 일이다. 그들의 교육연구활동은 우리 모두가 향유하고 있는 사회적 노동이다. 그들의 노동을 존중해야 한다. 그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여건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학문공동체로서 대학이 부끄럽지 않게 된다. 대학과 정부와 국회는 자신들의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칼럼을 통해 주장했다.”

“대학강사의 업무는 강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초단시간 근로자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휴업수당도 인정했다. 교육부는 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이 취지를 존중하여 강사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주휴연차수당 제도를 신설하고, 직장건강보험을 적용하며, 모든 강사가 퇴직금을 받도록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생계의 걱정 없이 교육연구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방학중 임금을 2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립대 강사들을 국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교육연구노동의 성과 또한 국민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도 마땅히 국공립대 강사와 동일한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 차별이 없어야 좋은 대학을 만들 수 있다. 차별은 비인간적 죄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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