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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판매되는 상당 수의 영아 수면용품들이 경사진 바닥 면 때문에 질식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2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영아 수면용으로 광고·판매 중인 30개 제품(요람·쿠션류·베개 각 10개) 조사 결과 17개 제품에서 이러한 위험 요인이 확인됐다.
돌이 지나지 않은 영아는 목 근육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하고 기도가 좁아 질식 사고의 위험이 크다. 특히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영아를 경사진 수면용품에서 재우면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면서 기도를 압박할 수 있다. 몸이 쉽게 뒤집어져 침구에 입과 코가 막히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원이 30개 제품의 등받이 각도를 확인한 결과 미국의 영아 수면용품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10도 이하 제품은 1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7개 제품은 등받이 각도가 11∼58도로 미국에서는 영아 수면용으로 판매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요람은 10개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쿠션류도 10개 중 7개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베개 제품은 7∼10도로 10개 모두 안전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주의·경고 표시도 미흡했다. 30개 제품 가운데 질식 위험이 있다고 표시한 제품은 6개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 간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으로 숨진 영아는 275명에 이른다. SIDS는 1세 미만 영아의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사망을 가리키는 용어다. 미국 등 선진국은 안전하지 않은 수면 환경을 SIDS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침대나 요람, 쿠션 등 영아 수면용품의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SIDS에 대한 사업자의 인식이 부족하며 관련 용품에 대한 안전 기준도 미흡한 상황이라는 게 소비자원의 지적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 대상 모든 사업자에게 제품에 SIDS 관련 주의·경고를 표시하는 한편 등받이 각도가 10도를 초과한 제품은 수면용으로 광고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소비자에게는 SIDS 예방을 위해 영아를 단단하고 평평한 표면에 똑바로 눕혀 재우고 수면 공간에는 다른 물품을 두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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