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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여야 대표 회담을 둘러싼 양당의 샅바 싸움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민주당이 시간을 끌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중요한 것은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하는 것”이라며 밀어붙였다. 여야가 대표 회담 실무 논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세부 안건을 둘러싼 의견 차이는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채 해병 특검법’ 발의를 놓고 신경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한 대표는 26일 여야 대표 회담을 ‘생중계’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생중계가 회담의 전제 조건은 아니라면서 조율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민의힘의 생중계 제안에 민주당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회담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 자체가 틀어지는 것보다 회담이 성사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회담의 전부를 국민들에게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 하는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쟁점에 대해 서로 합치되거나 의견이 좁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정치의 출발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생중계 여부가 회담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우영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형식상에서는 생중계에 대한 일정한 수위 조절은 진행이 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회담 자체의 성과를 내려면 ‘진지한 대화가 가능한 방식이 돼야 하지 않나’하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여당도 회담 자체를 성사시키고 싶은 그런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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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 설정이다. 양측 실무진이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의제 합의까지는 좀처럼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채 해병 특검법을 두고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한 대표가 약속했던 ‘제3자 추천’ 채 해병 특검법을 먼저 발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늘은 한 대표에게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한 시한이다. 당 대표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10명의 국회의원을 구하지 못해서 법안 발의를 못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며 “(한 대표가) 계속 시간을 끈다면 진정성만 의심받게 될 뿐”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 공세에 끌려다니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이 당정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특검법을 이슈화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날 “정 급하면 자기(민주당)들이 대법원장 특검으로 독소 조항을 빼서 새로 발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치 게임으로 봐서 여권 분열의 포석을 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법 발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에는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당내 이견을 좁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이날 정기국회 일정에 합의했다. 여야는 다음 달 2일 개원식을 필두로 4~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9~12일 대정부 질문을 실시하기로 했다.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9월 26일 열고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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