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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대한민국의 ‘그냥 쉬는’ 청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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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빨간불이 켜졌다. 청년 인구는 매해 줄어들고 있고 작년 841만명에서 올해 817만명까지 줄었다. 그들 중 구직활동 없이 ‘그냥 쉬겠다’는 구직단념자가 무려 44만명에 이른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 학령 인구가 30만명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로 우려할 만한 수치다. 당연히 청년들의 경제활동참가율(49.4%)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0.5%)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인구절벽!, 이른 바 ‘절반세대’가 활력을 잃으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일을 하고 싶어도 그냥 쉬는 대졸자만 400만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보다 더 많은 역대 최다이다. 20~34세 청년층의 첫 직장 취업 소요기간은 14개월, 취업 삼수는 기본이라고 하는데,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한다.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 출처 : 고용노동부

경제대공황, 전쟁, 금융 위기 등 역사적 큰 변곡점이 있는 것도 아닌 2024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자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인 청년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구 구조 변화와 노동시장의 역동성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그냥 쉬는’ 청년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다방면에 걸쳐 있다.

우선, 노동시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심화시킨다. 현재 우리 사회는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 속에 놓여 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2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인구 구조 변화에 비활동 청년층의 증가는 해당 문제를 더욱 가속화시키며, 이는 경제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그냥 쉬는’ 청년은 개인적으로도 경제적 불안정성과 사회적 고립에 빠질 위험이 크다. 경제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들은 사회와의 접점이 약해지고, 정신적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 현상이 그 대표적인 예다. 1990년대 후반 사회적 고립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사람들이 그들인데, 이들은 지속적으로 일본 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냥 쉬는’ 청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가 차원에서 나서지 않는다면 청년들은 스스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정립하지 못하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등 사회 전반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따라서 노동시장에 아직 진입하지 않았거나 재진입을 준비하는 청년층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그냥 쉬는’ 청년 문제의 원인은 다양하게 분석되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수시·경력 채용 확대로 인한 괜찮은 일자리 기회 축소, 근로 의욕 감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머뭇거리게 한다.

그렇기에 국가 차원에서도 청년들에 대한 다양한 제도가 현실적 차원에서 실효성을 가지도록 더욱 노력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향’, 올 7월에는’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청년들에 대한 다양한 대책들이 제시했다. 거기에 덧붙여 청년들에게 일과 노동에 대한 가치를 되살리고, 구직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이 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해법이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취업 준비 기간 장기화로 20대 중후반이 되어야 첫 직장에 취업하고, 평균 첫 직장 근속기간도 1년 7개월에 불과하다. 또 청년 절반(49.4%)이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 직장에 취업하는 가운데 졸업 전 직업교육을 경험하는 청년 비중도 9.1%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을 볼 때 청년들에게 일자리로 진입 전 또는 재진입 시 적절한 직업 교육을 제공해주는 것은 실효성 있는 정책 중 하나다.

특히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해 단순 노동직보다는 고급 기술을 요구하는 직종이 증가하고 있다. 국가는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청년들에게 고수준 직업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노동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폴리텍대학에서는 2017년부터 하이테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 대상 신산업 분야 고수준 직업교육과정이다. 39세 이하의 전문대졸 이상 또는 관련 자격·경력을 보유한 미취업 청년이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디지털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 중심으로 약 10개월의 기간을 거쳐 산업현장에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실습 위주 교육을 하고 있다. 이공계 출신이 아니더라도 교육기간동안 충분히 기술을 익힐 수 있어,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하면 된다. 금융 정보기술(IT) 전문가의 길을 가고 있는 경제학도, 볼보트럭코리아 여성 정비사로 맹활약중인 중문학도, 4년제 공대 졸업 후 이차전지분야 실습교육을 보완해 원하던 기업에 취업 성공한 공학도 등 다양한 사연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꿈과 현실 사이에 방황하는 젊은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실기한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기 위해 폴리텍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춘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자기 성장을 위해 근로하는 것은 가족에 대한 효도이자 헌법 제 32조 2항에도 명시된 국민의 의무다.

대한민국의 ‘그냥 쉬는’ 청년들이여, 국제노동기구(ILO)와 노동계가 그토록 요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려면 직업교육과 훈련을 받아라. 개인의 삶과 복지를 위해서는 그 길 밖에 없다. 구조적·제도적 요인을 탓하는 일은 그 다음이다. 시몬 베유가 갈파하듯 노동은 이성의 학교다. 노동의 가치를 체험하는 것은 그대들의 삶과 인격 연마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직업교육을 통해 우리 젊은이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고 폴리텍은 이를 위해 존재한다. 눈을 크게 뜨고 희망을 가지고 주변의 기회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필자〉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 법과대학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고, 서울대 법과대학과 법학전문대학원에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획처장, 평의원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노동법학회 회장,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노동정책 입안과 사회적 대화에도 적극 활동해온 노동법·노사관계 분야 최고 권위자다. 현재는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서 노동시장 분야 활성화를 위해 전국민의 전생애에 걸친 수요자 중심 평생직업교육 모델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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