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드(OLED) TV 시장의 압도적 1위가 LG전자라고 얘기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년 전 OLED TV 시장에 재진입한 삼성전자의 추격이 매서워서다.
8K 화질과 초대형 중심의 마케팅을 진행 중인 삼성전자 TV 사업의 숨은 효자는 OLED TV다. 사업 중심에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LG전자의 점유율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4년 전 ‘OLED TV를 절대 하지않겠다’던 당시 한종희 부회장의 발언이 무색할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LG전자는 2024년 상반기 OLED TV 시장점유율 49.4%(금액기준)를 기록했다. 1위는 지켰지만 LG전자 OLED TV 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2022년 상반기 3%에 그쳤던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점유율이 27.2%로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75인치 이상 삼성 OLED가 올 상반기에 전작 대비 판매량이 3배쯤 증가하며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OLED는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LCD 기반 TV 만으로 채울 수 없는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은 가성비 제품을 내세워 삼성전자를 위협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금액 기준 28.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22년(29.7%) 이후 또다시 30%대 점유율을 지키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급 제품인 삼성 OLED로 의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삼성 OLED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에 선임된 용석우 사장 부임 후 더이상 ‘샤이’하지 않은 마케팅에 돌입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용석우 사장은 3월 TV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에서 “삼성전자가 OLED TV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차가 되는데 국내 초대형 TV 시장 점유율이 23% 정도 된다”며 “초대형과 프리미엄 위주로 점유율을 더 빠르게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22일 경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AI TV 시연에서 2024년형 네오 QLED 8K 모델만을 활용했다. OLED TV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저해상도 영상을 8K 해상도(7680×4320)로 높여주는 ‘AI 업스케일링’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OLED TV에도 고성능의 차세대 AI 프로세서를 활용해 고객이 4K 화질의 AI 업스케일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시연 현장에서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삼성 OLED TV의 4K 업스케일링 기능을 기존보다 향상하기 위해 차세대 AI 4K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모델을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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