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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전 “‘韓 제3자 특검’ 원내서 결정…대표 생각 항상 동의 얻는 건 아냐”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송의주 기자

“일원화된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민주적 정당이다. 당 대표의 생각이 원내에서 항상 동의를 얻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중 유일한 여성인 김민전 의원은 최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만을 노린 야당의 ‘채상병특검법’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특검법’ 추진을 당 대표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이에 반대한 자신도 최고위원이 된 사실과 함께 당내 민주적 의사 결정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의 야권 수사 지체를 비판하는 등 보수 지지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스피커’ 역할을 해왔다. 정치학자이자 의회제도 전문가인 그는 음모론자로 치부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사전투표 폐지 등 선거법 개정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그는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9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다음은 김민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원석호(號) 검찰의 야권 수사 지체를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여러 가지 부당한 일들이 일어났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경우 1심에서 상당수 유죄 판결이 났지만 수사가 확대되지 못했다. 우리가 3·15 부정선거에 대해선 분노하면서 관권선거나 마찬가지인 이런 일에는 왜 분노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 반인륜적 사건도 많았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은폐하려고 했고, 탈북민을 강제로 북송하는 일도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딸의 해외 이주 과정을 둘러싼 개인 비리 의혹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가 굉장히 늦어졌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그게 ‘검찰총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선비정당’, ‘웰빙정당’인가.

“요즘 많이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처럼 거칠지 않을 뿐, 합리적으로 각자 의견을 내세우고 그것이 옳다는 걸 보여주는 의원들이 늘었다. 박수민, 주진우, 김재섭, 곽규택 의원 등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민주당의 행위와 법안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잘 설명했다. 민주당처럼 (공격적으로)하지 않는다고 해서 ‘파이팅이 없다’고 규정하는 것도 하나의 프레임일 수 있다.”

-보수 지지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할 것인가.

“초반에 문재인 정부의 비리나 정책적 실패를 언급한 것 때문에 그런(전사) 이미지로 보인 것 같다. 하지만 보수만을 대변하는 게 좋은 정치일 순 없다. 어느 정도 과거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면 ‘국민통합’으로 나가야 한다. 커뮤니케이터(소통가)로 불리고 싶다.”

-비례대표 초선인데 곧바로 전당대회에 나간 이유는.

“원래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나경원 의원의 제안이 있었는데, ‘여성 의원님들이 아무도 안 나가시면 나가겠다’는 말이 씨가 됐다.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보지 않은 입장에서 두려움이 있었고, 선거 운동 과정도 힘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 즉 발언권이 커졌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사전투표 폐지 등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국 정치가 진보 진영에서 만든 프레임에 따라 작동되는 경향이 있는데, 대표적인 게 선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 음모론자로 내몰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공론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나는 정치학자로서 민주주의에서 통용되는 제도를 하자고 얘기하는 것이다. 얼마든지 논쟁할 자신이 있다. 국정감사 이후 법안들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하려고 한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송의주 기자

-형사상 구속 또는 금고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은 국회의원 권한 정지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은 ‘이재명 저격법’인가.

“상식이 작동하는 사회는 구질구질한 법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 교육감이 기소된 상태로 선거에 나와서 결국 지금 유죄 판결로 인해 재보궐 선거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소되면 적어도 클리어(의혹 해소)될 때까지 선거에 안 나오는 게 맞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기소를 두고선 ‘정치적 기소’라 친다 하더라도, 1심 판결까지 나오면 국회의원 활동을 스스로가 접어야 한다고 본다. 재판 중인 의원들이 법사위에서 활동하는 것도 문제다. 국회법에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있으면 그것이 적용되면 된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니 이를 막고자 하는 법안까지 내려고 하는 것이다.”

-비례대표 정수를 늘리자고 주장한 바 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 얘기한 것이다. 지방선거에선 의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 모두 같은 정당 소속인 경우가 많다. 지방자치에서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비례대표를 좀 늘리면 한 정당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의 경우를 보면 보수 진영은 비례대표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수가 적게 나온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보수 정치인들은 선거제도 개혁을 말할 때 비례대표를 없애자는 주장을 한다. 물론, 비례대표 운영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 비례대표를 권역별로 나누고 이를 개방형으로 바꾸면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의 불균형 또는 사표 방지를 위해 교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야당이 한동훈 대표를 향해 ‘제3자 특검’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원화된 정당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적 정당이다. ‘제3자 특검법’은 우리 당 대표의 공약 중 하나다. 그렇지만 그 공약을 반대한 나도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국민의힘 당헌에는 원내 전략은 의원총회에서 결정한다고 돼 있다.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면 의총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 대표의 생각이 원내에서 항상 동의를 얻는 것은 아니다. 야당은 소위 말하는 ‘격노설’ 하나 때문에 지금 특검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그랬지만 그동안 허위 사실 유포가 얼마나 많았나. 현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특검을 열어줘야 하는가. 동의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여야 대표회담이 성사됐다.

“명분은 충분하다고 본다. 양측이 새로 당 대표가 된 상황에서 회담을 통해 막힌 정국을 풀어보자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생중계를 하자는 건 회담 후 양측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한다. 다만, 이미 두 차례나 거부권이 행사된 ‘채상병특검법’을 의제에 올리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여야 모두 팬덤 정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사람들이 정치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다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생기고 그를 무작정 방어하고 그를 반대하는 자를 공격하며 결국 훌리건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ICT(정보통신기술)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소규모 집단의 리더가 던져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뉴스를 맹신함으로써 (나와 뜻을 달리하는) 정치인에 대한 적개심이 강해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법안과 국회의원으로서 목표는.

“사전투표 폐지 등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 나의 1호 법안이기도 하고, 정치 불신의 가장 큰 부분이 선거에 대한 불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요즘엔 무언가를 지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우리나라가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건 우리의 시스템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변화를 앞세우며 시스템을 자꾸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이걸 막는 일, 국민들께 제대로 설명하는 일을 하고 싶다.”

김명은 기자·곽우진 인턴기자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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