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최대주주로 경영·감독을 책임지는 뉴스통신진흥회 신임 이사진이 확정됐다. 이사진은 26일 임기를 시작한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신임 이사 7명은 △김영만 전 위키트리 부회장·서울신문 사장(대통령 추천) △송태권 전 서울경제 부사장(대통령 추천) △김승동 전 연합뉴스TV 사외이사(국회 여당 추천) △엄주웅 호루라기재단 이사(국회의장 추천) △정일용 전 연합뉴스 통일연구소장(국회 야당 추천) △김환주 전 KBS 통합뉴스룸 국장(한국방송협회 추천) △황호택 6기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한국신문협회 추천) 등이다.
공영언론인 연합뉴스는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에 설립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7명은 대통령 2명, 국회 3명, 신문협회와 방송협회 각 1명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최종 재가해 임명한다. 이사 임기는 3년이다. 이사회는 연합뉴스 사장 선출을 포함한 임원 추천과 뉴스통신진흥자금 운용 관리, 연합뉴스의 공적 책무 이행을 관리·감독한다.
정부는 공영방송인 KBS, MBC(방송문화진흥회)와 달리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 선임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김예찬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연합뉴스가 민간 영리법인이 아닌 국가기간통신사인 만큼 진흥회 이사를 뽑는 과정도 국민에게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확정된 이사진을 오는 26일 오전까지 비공개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에는 대통령 추천 몫 중 1명인 김영만 전 언론특보가 호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이사장은 이사들 호선으로 선출되나 관례상 정부 추천 이사 가운데 결정됐다. 정부 추천 이사 2명과 여당 추천 이사 1명은 여당 대선 캠프에 관여했거나 경선 출마 전력이 있는 인물로 확정됐다.
김영만 전 부회장은 서울신문 편집국장을 거쳐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언론특보, 2011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위키트리 부회장을 지냈다. 2015년 낙하산 논란 속 서울신문 사장을 역임했고 ‘삼성 장충기 문자’에 언급된 인물이기도 하다. 송태권 전 서울경제 부사장은 한국일보 부국장, 상무를 거쳐 서울경제신문 논설실장과 부사장, HMG 퍼블리싱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여당 추천인 김승동 전 연합뉴스TV 사외이사는 CBS 논설실장을 지냈고 지난 2020년 총선 때 대구 동구갑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력이 있다. 국회의장 추천인 엄주웅 호루라기재단 이사는 노동운동을 거쳐 언론노련과 언론개혁시민연대에 몸담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과 스카이라이프 상무를 지냈다. 야당 추천 정일용 소장은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부장 출신으로 국제뉴스에디터와 한국기자협회장(2005년)을 지냈다.
신문협회 추천인 황호택 현 이사는 연임으로 동아일보 전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지낸 바 있다. 방송협회 추천은 김환주 전 KBS 통합뉴스룸국장이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출범 직후 차기 연합뉴스 사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합뉴스 구성원 사이엔 ‘낙하산 사장’과 ‘언론장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기홍 현 연합뉴스 사장 임기는 9월 중순에 끝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 산하 ‘지배구조개선 및 경영 발전을 위한 특위’는 지난 21일 성명에서 “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사장 공모·선발 과정에서 사장추천위원회를 꾸리지 않거나, 허울만 남기려 한다는 것”이라며 “진흥회는 출범과 동시에 사추위 구성, 공개 정견발표회 개최, 시민 평가단 운영을 공식화하고 연합뉴스 사장 추천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2003년 이후 20여년간 사장추천위원회를 운영해 사장을 선임해왔다. 2018년과 2021년에는 공모 뒤 공개 정견발표와 시민평가단 운영도 이뤄졌다. 연합뉴스지부는 “뜬소문이라 치부하고 싶지만, 최근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2018년 이후 유지된 시민평가 절차가 실제 사라지는 역행을 경험했기에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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