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랑 그런 거 다 버려 그리고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것 같아 5분 뒤면 진짜 숨 못 쉴 거 같아”
11초의 짧은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20대 여성 A씨는 지난 22일 부천 호텔에서 3년간 만난 연인과 함게 있다가, 이날 객실에 난 화재로 숨졌다. 탈출을 시도했으나 끝내 호텔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는 게 채널A 설명이다.
김씨의 아버지는23일 오전 경기 부천성모 장례식장에서 딸의 영장사진을 보며 “지켜주지 못해 아빠가 미안하다”며 소리 내어 울었고, 둘째 딸이 아버지 곁으로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다독였다고 노컷뉴스는 전했다.
A씨 어머니는”미술 준비하던 꿈 많은 아이였다”며 “화재 현장에서 딸 핸드폰을 아직 받지 못해 친구들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아무도 장례식장에 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매체에 말했다.
현장에 ‘사다리차’ 있었지만..
김씨의 어머니는 경찰과 소방 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김씨는 “8층에서 불이 났으면 사다리차가 있어야 하지 않나. 현장에 사다리차가 없었다. 소방대원들이 다 계단으로 올라갔다”며 “8층에 생존자가 있다는 걸 알았고 위급하다면 거기부터 구조해 줘야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김씨의 동생도 “언니 남자친구가 803호에서 지금 못 나가고 있다고 이미 신고를 해 놓은 상태였는데 왜 803호로 진입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당시 구조 현장에는 사다리차가 출동했지만,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다리차가 나가긴 했는데 (호텔 옆 도로) 폭이 좁아 사다리차 전개를 못 하고 저희가 직접 진입했다”며 “7.6m 정도의 폭은 나와야 하는데 나무 등이 있어 좁아서 7m 정도밖에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로 숨진 사람은 A씨를 포함해 모두 7명이다. 사망자는 모두 내국인으로 남성은 4명, 여성은 3명으로 파악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명, 30대가 2명, 40대와 50대에서 각각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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