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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뛰어내렸는데…’ 소방 에어매트 ‘표준 매뉴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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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뛰어내렸는데…’ 소방 에어매트 ‘표준 매뉴얼’도 없었다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인명 수색과 화재 진압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건 사망자 중 2명이 피난을 위해 에어매트(공기안전매트)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사망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에어매트를 피난 장비로 활용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운용하기 위한 표준 매뉴얼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 소방당국은 5층형, 7층형, 10층형, 15층형, 20층형의 에어매트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 중량과 설치시간, 대피시간, 공기를 주입하는 팬 수량이 다르며 높이가 올라갈수록 제품 규격도 커진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만큼 안전한 착지와 생명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소방장비 인증을 주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은 이같이 여러 층형의 에어매트 중 15m 높이, 5층형 에어메트까지만 인증을 주고 있다. 이 높이를 넘어가게 되면 에어매트가 피난 장비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즉, 관련 매뉴얼이 확립된 것은 5층형 에어매트뿐인 것이다.

‘믿고 뛰어내렸는데…’ 소방 에어매트 ‘표준 매뉴얼’도 없었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 화재 현장에서 남녀 투숙객이 추락 한 뒤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연합뉴스

현재 일선 소방서에서는 제조사가 저마다 다른 에어매트를 사용하고 있다. 제품이 다르더라도 에어매트를 운용하기 위한 공통된 ‘표준매뉴얼’이 있을 법하지만, 소방 당국차원에서 마련된 표준 매뉴얼은 아직 없다.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어떻게 매트를 운용해야 할지, 평소 유지 보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공통된 지침이 없는 것이다.

이런 탓에 일선 소방서에서는 에어매트를 현장에서 활용할 때 제조사에서 제공한 ‘제품별 사용설명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별로 매트에 공기를 넣는 에어펌프도 다르고, 주입구 크기·개수도 차이가 난다는 이유 때문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제품에 맞는 사용 매뉴얼은 소방서별로 구비하고 있으나, 소방청 차원에서 만든 것은 없다. (에어매트 설치 시) 가운데 위치를 잡아서 설치해야 한다는 정도”라며 “구체적, 보편적인 것(규정)은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어매트별로) 개별적인 특성이 아닌 일반적인 에어매트 사용이나 교육훈련에 관한 매뉴얼을 정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는 투숙객 2명이 지상 7층인 객실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면서 매트가 뒤집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 이후 운용 매뉴얼과 관련된 여러 질의가 나왔지만 소방당국은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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