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를 기억하자.
7명이 사망한 부천 호텔 화재 당시 20대 대학생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801호와 인접된 객실 806호에 머물고 있었으나, 다행히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강원도 소재 대학의 간호학과 학생으로 알려진 A씨는 복도가 이미 연기로 뒤덮여 대피할 수 없던 상황에서, ‘일산화탄소는 물에 녹는다’는 지식을 떠올렸다. 이에, A씨가 향한 곳은 객실 내 화장실.
수건으로 입을 막고 샤워기 물을 맞으며 소방대원의 구조를 기다린 A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문을 두드리던 소리가 들렸을 때 나가려고 했지만 소방대원이 다른 객실로 옮겨간 상황이라 다시 돌아와 물을 맞았다”라고 위급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A씨의 어머니도 큰 힘이 되었다. A씨 어머니가 “소방에 전화를 걸어 아직 아이가 있으니 다시 객실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A 씨 어머니는 “우리 딸아이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건, ‘일산화탄소가 물에 녹는다’는 지식을 배웠던 덕분이다”라며 “많은 분이 이런 정보를 알고,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22일 오후 7시39분쯤 벌어진 화재로 한국인 투숙객 7명이 목숨을 잃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가 발생한 호텔은 2004년 10월 건물 사용승인 허가를 받았다. 허가 당시 스프링클러는 소방법상 의무 설치 적용 대상이 아니었기에 모든 객실 내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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