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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어 수도권 덮친 ‘응급실 위기’…의료계 “이대로면 ‘연쇄 셧다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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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이어 수도권 덮친 '응급실 위기'…의료계 '이대로면 '연쇄 셧다운 가능성''
연합뉴스

대학병원 전공의 이탈로 인해 전국 곳곳의 응급실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추석 연휴에 ‘응급실 연쇄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 병원까지 응급실 운영 파행이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세종충남대병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등의 응급실에서는 의료진 부재로 축소 진료 혹은 몇몇 과목의 진료가 제한된 상태다. 서울의 한림대강남성심병원도 현재 응급실 진료에 일부 차질을 겪고 있으며,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잇따라 사표를 냈다고 알려졌다.

일평균 110~120명, 전국 최다 수준의 환자를 받고 있는 아주대병원 응급실도 위기에 내몰렸다. 23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응급실에서 성인 환자를 담당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당초 14명이었으나 의정 갈등 도중 3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남아 있던 11명의 전문의 중 4명 또한 최근 사직서를 낸 상태이다. 4명의 사직서까지 수리될 경우 응급실 전문의 인원이 기존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병원 측은 사직서를 낸 4명을 대상으로 근무를 이어갈 것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도 마찬가지로 일부 전문의가 근무를 중단하면서 수요일과 토요일엔 초중증 환자만 받는 ‘축소 진료’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부분적인 진료 제한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응급실이 완전히 문을 닫는 셧다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전문의들의 사직서도 아직 수리되지 않았고, 병원과 함께 정부도 인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응급실을 축소 운영 중인 세종충남대병원은 8월 한 달간 12명의 응급환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19구급대는 응급환자 발생 시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과 사전 연락을 거쳐 이송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데, 세종충남대병원은 이달 들어 진료과 부재 문제로 모두 12건의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받지 못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지난 1일부터 매주 목요일 성인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 운영하고 있다. 교수 3명과 전문의 12명 등 15명으로 운영되던 응급의료센터는 최근 전문의 4명이 사직하며 인력난을 겪고 있지만, 의료진 충원 여부가 불투명해 다음 달에도 축소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응급실 축소 운영 사태가 장기화하면 그만큼 타지역 병원으로 이송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어 우려스럽다”며 “다만 지금까지 병원 이송 지연으로 아예 치료받지 못하거나, 상태가 더 나빠졌던 환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방 이어 수도권 덮친 '응급실 위기'…의료계 '이대로면 '연쇄 셧다운 가능성''
뉴스1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3일 코로나19 환자 증가 등으로 응급실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추석 연휴에 응급실이 연쇄적으로 운영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이미 대부분 응급실이 해당 병원에서 수술한 기존 환자 위주로 받고 있고, 신규 환자나 전원 환자는 받지 못하고 있다”며 “9월이 되면 코로나가 정점을 찍어 환자들이 더 몰릴 것이고, 필수진료과 의사들이 대거 쉬는 추석 연휴도 있어서 응급실 연쇄 셧다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도 ‘응급실 뺑뺑이’ 관련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권영각 전공노 소방본부 본부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의사협회의 갈등으로 국민들이 구급차 안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대립 이전부터 구급차 뺑뺑이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지만, 정부의 해결책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응급의료의 붕괴를 막아낼 근원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응급환자들이 소외당하지 않고 동행할 수 있도록 땜질식 처방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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