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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 우승’ 교토국제고 감독의 첫 제자는 두산 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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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한 가운데,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과 전 두산 베어스 선수 신성현 사이의 인연이 화제다.

고마키 감독은 지난 3월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도자 생활은 한국인 유학생이었던 신성현을 만나고 나서부터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부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오른쪽 끝)과 선수들이 결승전이 열리는 23일 오전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부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오른쪽 끝)과 선수들이 결승전이 열리는 23일 오전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고마키 감독은 “똑같이 가르쳐도 어떤 아이는 잘 받아들이고, 어떤 아이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였다. 가르치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구나. 신성현을 가르치며 내 서랍을 더 많이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학창 시절 야구 선수로 활동했던 고마키 감독은 은행원 출신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한 지방 은행에 취직해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주말만이라도 좋으니 도와달라”는 지인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교토국제고의 야구부 연습을 돕게 됐다. 언젠가 야구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고마키 감독은 이내 은행을 그만두게 된다.

2006년 12월 교토국제고로 거취를 옮긴 고마키는 2007년 4월 교토국제고 야구부의 정식 코치가 됐다. 이듬해에는 24살의 나이로 감독 자리에 오르게 된다.

감독 1년 차 춘계대회에서 부원 13명으로 교토(京都) 3위로 긴키(近畿)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고, 이듬해엔 1학년이 많이 들어와서 결국 그만두기 어렵게 됐다.

고마키 감독은 긴키 대회 첫 경기에선 7회 콜드패를 당해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 이대로는 무리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선은 야구할 수 있는 선수, 대학이나 사회인 야구 등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를 1명이라도 철저하게 키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지난 2022년 5월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두산 6회초 2사 2루 상황 신성현이 홈런을 치고 있다. /뉴스1
지난 2022년 5월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두산 6회초 2사 2루 상황 신성현이 홈런을 치고 있다. /뉴스1

그는 수비 담당 코치였을 당시 1학년이었던 신성현을 기억에 남는 선수로 꼽았다. 고마키 감독은 신성현이 “일본어를 한마디밖에 할 줄 몰라 지도가 어려웠다”며 “몸짓으로 지도했다”고 기억했다.

신성현은 한국 중학교에선 투수와 외야수 백업 자원이었다. 고마키 감독은는 “전 감독이 유격수로 전향시켰는데 내야에서는 아마추어나 다름없었다”며 “투수가 하는 섀도 피칭처럼 포구 이미지 연습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 선수를 가르친 것을 통해 좀 더 내 서랍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그게 제 지도 생활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성현을 가르치며 인상 깊었던 건 일본에서 프로가 되어 돈을 벌겠다는 헝그리 정신이었다”며 “힘든 연습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요즘 애들한테는 없는 헝그리 정신이었다”고 칭찬했다.

신성현은 졸업 후 2008년 일본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이후 귀국해 국내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거쳐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8월에는 유니폼을 벗고 두산 프런트로 들어서 2군 전력 분석원으로서 제2의 야구 인생을 보내고 있다.

고마키 감독은 교토국제고가 “독특한 뿌리를 가진 학교이고 운동장도 좁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해 준다”고 부연했다.

또 아이들이 “다른 학교보다 더 각오하고 입학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야구로 밥 먹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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