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충돌한 테슬라 전기트럭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미 당국이 배터리 안전을 조사하고 나섰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5% 하락 마감했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3시쯤 캘리포니아주 플레이서 카운티 에미그런트 갭 인근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전기트럭 ‘세미’가 도로를 벗어나 나무와 충돌했다.
충격으로 차량 배터리에 불이 붙고 화재가 몇 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캘리포니아 소방대원 및 고속도로 순찰대는 고속도로를 16시간가량 폐쇄했다.
당초 당국은 화재가 발생하고 5시간 뒤인 오전 8시쯤 재개될 것이라고 공지했으나 불길이 빠르게 잡히지 않아 미뤄졌고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일부 구간 통행을 재개했다. 전구간 통행이 재개된 것은 약 16시간 뒤인 사고 당일 오후 7시 20분부터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스스로 빠져나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외에 별다른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라고 말했다. 이에 NTSB 22일 성명을 발표해 전기차 배터리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전기차가 화석연료차보다 더 많이 화재를 일으킨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전기차 화재는 쉽게 진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솔린 차량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 약 700갤런의 물이 필요한 반면, 전기차 화재의 경우 훨씬 더 많은, 어쩌면 수천 갤런의 물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23년 미국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테슬라 모델S에 붙이 붙어 6000갤런 이상의 물이 사용됐다. 같은 해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에서는 소방관들이 진압을 포기하고 전기차가 전소하길 기다렸다고 CBS는 전했다.
NTSB는 지난 2021년, 테슬라 전기차 화재를 조사한 뒤 전기차의 배터리 화재가 소방관이나 구조대원 등 최초 대응자에게 위험을 초래하며, 화재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제조업체의 지침도 적절하지 않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다만 NTSB는 강제 권한이 없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배터리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차량별 대응 가이드를 구체적으로 작성할 것을 권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조사가 테슬라의 세미 트럭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이뤄지는 조사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고에 이어 NTSB가 본격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으로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5.65% 하락한 210.66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지난 2017년 공개된 테슬라 세미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있는 테슬라 공장에 차량 부품을 운송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2022년 12월 첫 완성차를 식음료업체 펩시코에 인도하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대량 생산은 하지 않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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