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6일 재개장을 앞둔 ‘커넥트 현대’가 윤곽을 드러냈다. 커넥트 현대는 현대백화점이 매출 하위 점포인 부산점을 재단장(리뉴얼)해 선보이는 체험형 복합몰이다. ‘더현대’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포맷으로, 업계에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커넥트 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커넥트)하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콘셉트로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로 꾸며질 예정이다. 패션, 음악, 아트, 지역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 지역 문화의 구심점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공개된 층별 도면을 살펴보면 지하 2층 지역 맛집으로 채운 식품관과 K패션 브랜드로 채운 지하 1층 영패션관이 눈길을 끈다. 더현대서울 역시 개점 초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에게 인기가 높은 패션 브랜드와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모은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그라운드’에 젊은 고객들이 몰리며 입소문을 탄 바 있다.
지하 2층에는 부산 떡볶이 맛집 ‘다리집’과 부산 미슐랭 레스토랑 ‘딤타오’, 크레페 디저트 전문점 ‘버터레코드’ 등 지역 맛집과 노티드, 브라질 디저트 브랜드 ‘오크베리 아사이’ 등으로 구성된 ‘마켓 125′가 자리 잡는다.
지하 1층에는 마뗑킴, 스탠드오일, 커버낫, 시티브리즈, 노매뉴얼, 핀리 등이 K패션 브랜드 20여 개가 들어선다. 앞서 더현대서울과 더현대대구 등에서 선보인 브랜드들로, 더현대의 영패션 노하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ABC마트와 올리브영도 입점을 확정했다.
통상 화장품과 명품으로 채워지는 백화점 1, 2층 공간은 삼성물산과 한섬 등 주요 패션기업의 기업관과 상설관으로 꾸며진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정상과 이월 상품을 동시에 파는 복합 매장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가 운영하는 고디바 베이커리의 국내 첫 매장도 1층에 문을 연다.
이 외에 3, 4층은 여성복이 들어서며 5층 골프·아웃도어, 6층 남성·스포츠, 7층 키즈, 8층 전자랜드·다이소·이케아, 9층 식당가·문화센터 등 기존 백화점 형태의 층별 구성이 이뤄진다.
눈에 띄는 점은 부산의 유명 리테일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한다는 점이다. 부산 기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발란사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알티비피(RTBP), 지역 서점인 두두디북스와 부산 지역 브랜드를 모은 팝업스토어 ‘부산행복상회’ 등이 곳곳에 입점을 확정했다.
아울러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에서 선보이는 어린이 대상 복합문화공간DLS ‘모카 플러스’, 차세대 문화센터 브랜드인 ‘컬처 커넥트’ 등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단, 백화점의 상징인 명품은 빠졌다. 기존 부산점에서 운영됐던 막스마라, 엠포리오아르마니, 플리츠플리즈, 이세이미야케, 브루넬로쿠치넬리 등이 철수하면서 해외패션 브랜드는 오일릴리, 콜롬보, 레오나드 등이 남게 됐다.
업계의 평가는 다양하다. MZ세대가 선호하는 K패션과 지역 맛집을 끌어들인 건 긍정적이다. 그러나 정상 매장과 이월 매장이 섞인 형태는 다소 모호하다는 반응이다. 또 명품 브랜드가 없다는 점에선 이를 상쇄할 만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AK플라자도 이와 유사한 ‘명품 없는 근린형 쇼핑몰’ 전략을 내세웠다가 부진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리테일 브랜드를 내세운 만큼 ‘더현대’만큼의 임팩트를 기대했는데, 공개된 콘텐츠만으로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2개월의 리뉴얼 공사 기간 새로운 걸 시도하긴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이후 백화점 업계에 ‘체험형 리테일’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현대서울은 국내 백화점으로는 최단기간인 개점 33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올 2분기에는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번 커넥트 현대는 경쟁력이 떨어진 지방 중소형 백화점을 위한 포맷으로 개발된 것으로, 부산에 이어 내년에 개점 예정인 충북 청주점에도 해당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부산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 감소한 1521억원으로 15개 점포 중 가장 적은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커넥트 현대를 2030세대 젊은 고객부터 가족 고객까지 찾는 도심형 복합쇼핑몰로 만들어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라며 “체험형 소비가 강세를 보이고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환경에서 커넥트 현대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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